“노동 인력난 해결” vs “국가 안보 위협”

이스라엘, 해외 인력 의존도 높아

NYT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사망자 280명 넘어”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노동자 다시 들일지 고심…왜? [세모금]
지난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 북부 도시 툴카름 인근에서 팔레스타인 난민 수용소를 급습한 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피해 상황을 살피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이스라엘이 전쟁중임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인력난 때문에 팔레스타인 노동자 고용 허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전까지 이스라엘에서 일하는 서안지구 출신 팔레스타인인이 10만명이 넘었다. 하지만 전쟁 이후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노동자 고용을 금지하면서 고용난이 불거졌다.

NYT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는 인력난 타개를 위해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근로자를 다시 들이는 것에 환영 의사를 보였지만, 내각이 13대 0으로 반대표를 던지면서 표결이 연기됐다.

메르바 미카엘리 노동당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서안지구 팔레스타인인의 노동력을 사용하는 것을 ‘적절한 일’로 보고 있지만 이를 완강히 거부하는 극우 인사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노동자가 이스라엘로 다시 들어오는 게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몰트리히 재무장관은 인도인 등 팔레스타인인을 대체할 인력을 모집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 11일 취재진에게 “서안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을 노동 인력으로 사용하는 것은 경제는 물론 이스라엘의 안보에도 매우 중요하다”며 “양국간 신뢰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해외 노동력 의존도가 큰 나라다. 태국인 노동자만 약 3만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지난 10월 7일 하마스 공습 때 39명의 태국인 농장 노동자가 살해되고 약 30명이 인질로 잡혀 가는 등 이스라엘인 다음으로 큰 희생을 치렀다.

이스라엘의 인력난은 하마스와의 전쟁 때문에 예비군 36만 명을 동원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에 베트남이나 인도 등 해외 인력을 유치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NYT는 이스라엘 정부가 건설과 보건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인도 정부와 협상을 진행한 바 있고, 케냐 노동부와도 약 1500명의 농장 노동자를 파견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이번 전쟁이 시작된 후 서안지구내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폭력 행사가 급증하고 있어 설사 정부의 허가가 떨어진다고 해도 이스라엘에서 일하기 원하는 팔레스타인 노동자가 늘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나 정착민들에게 살해된 팔레스타인인이 280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노동자 다시 들일지 고심…왜? [세모금]
[헤럴드경제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