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정당 지지도
與 35% 민주당 33%
국민의힘 자체 보고서
총선서 서울 ‘우세’ 6곳
“중도·보수 캐스팅보트”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서울 내 우세 지역이 ‘6곳’에 그친다는 자체 분석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당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하지만 서울 지역의 정당 지지도의 경우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보다 근소하게 우세하단 여론 조사 결과도 나오면서, 중도층과 무당층 표심 잡기가 내년 총선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9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12월 1주 차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5%, 민주당 33%, 무당층 27%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 대비 국민의힘은 2%포인트(P) 올랐고, 민주당은 1%P, 무당층은 2%P 내렸다. 이번 조사는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서울 지역의 정당 지지도 역시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근소하게 앞섰다. 국민의힘은 35%, 민주당은 33%의 지지도를 서울에서 얻었다. 서울 지역 무당층은 30%로 나왔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 만든 ‘총선 판세 자체 분석 보고서’에서 서울 49석 가운데 ‘우세’ 지역이 6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여당 내부에선 동요가 일고 있다.
전날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 사무처는 최근 총선 판세를 자체 분석한 보고서를 총선기획단과 당 지도부에 전달했다. 보고서에는 국민의힘이 서울 49개 지역구 중 텃밭으로 분류되는 강남, 서초 등 6곳에서만 우세를 보인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부산의 3선으로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 선거가 4년 전보다 더 어렵다는 우리 당 총선 판세보고서가 나왔다”며 “강서구 보궐선거 참패 후 충분히 예견된 결과”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그런데도 혁신위를 방해하고 좌초시킨 당 지도부는 도대체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다”며 “나아가 판세보고서 감추기에만 급급하다. 성적표 숨긴다고 성적이 어디 사라지는가”라고 지적했다.
호남 출신 재선 의원으로 서울 마포갑 출마를 선언한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은 당 지도부가 책임지고 헌신하는 모습과 총선 승리의 명확한 비전을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 지도부가 더 이상 시간 끌지 말고 혁신에 응답해야 할 차례”라며 “당 지도부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허은아 의원도 “서울뿐만 아니라 수도권 전체가 초토화 직전”이라며 “애써 부정한다고 현실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허 의원은 “지금이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용산에 할 말 해야 한다. 도끼 상소 올려야 한다”며 “몇몇 중진 험지 간다고 될 문제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정부의 ‘중간 평가’ 성격을 지닌 내년 총선 특성상, 여당 지지율을 함께 견인해야 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증가세가 미미한 점도 불안 요소로 거론된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의 출범으로 잠잠하던 수도권 위기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고, 윤 대통령의 부정 평가 역시 복수의 여론 조사에서 60%를 기록하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정부를 견제해야 한다’는 응답 비율도 증가세다.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 ‘지도부 혁신 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본격 분출된 배경도 30%에 달하는 ‘중도-무당층’의 표심을 잡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아울러 중도층의 경우 통상 선거일 진보 성향 후보에 투표한다는 점 역시 변수다. 이번 조사에서 중도 성향 중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경우는 34%로 나타났다. 중도층 내 국민의힘 지지도는 25%, 민주당 지지도는 35%로 민주당이 우세한 점 역시 국민의힘 입장에선 불리한 요소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중도·무당층 비중이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하더라도 여전히 캐스팅보트 성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선거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