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새해 들어 북한의 남한과 미국에 대한 태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 의사까지 밝힌 이후 남한에 대한 비난은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4일 영화 ‘인터뷰’의 제작사 소니 해킹을 거론하며 미국의 대북정책을 비난했다.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미국의 소니 해킹에 대응한 대북제재 행정명령 발동에 대해 “수사 결과에 대한 국제적 의심이 커지자 자기 체면을 부지하고 우리의 국제적 영상(이미지)에 먹칠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대북제재는 우리에 대한 체질적인 거부감과 적대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구태의연한 조치”라며 오히려 ‘선군의 보검’을 더욱 날카롭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미국의 소니 해킹 수사 결과에 대해서도 “많은 나라들이 미국의 억지 주장에 대해 이미 부정적인 입장을 공식 밝혔다”면서 “미국과 서방의 주요 언론들과 한다하는 전문가들 속에서도 이번 해킹 사건은 북조선의 소행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커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연일 미국의 대북정책을 비난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신문은 3일 ‘자주권 존중의 원칙에서 선린우호관계를 발전시켜나갈 것이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금까지 조미(북미) 적대관계, 교전관계가 지속되어온 것은 전적으로 미국 때문”이라며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은 제 코나 씻는 것이 좋을 것이다’는 제목의 또 다른 기사에서는 미국내 아동학대 실태를 조사한 언론보도와 중앙정보국(CIA) 고문보고서를 거론하며 “미국은 인권이라는 말 자체를 입에 올릴 자격조차 없는 인권 말살국”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1일부터 4일까지 남한을 겨냥한 기사는 종적을 감춘 상태다.
지난해 연말 박근혜 대통령과 통합진보당 해산, 통일준비위원회 활동 등에 대해 자극적인 표현을 동원해 비난을 쏟아내던 것과 대조적이다.
김 제1위원장이 신년사 육성연설에서 “북남 사이 대화와 협상, 교류와 접촉을 활발히 해 끊어진 민족적 유대와 혈맥을 잇고 북남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가져와야 한다”면서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 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남북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밝힌 이후 관리모드에 들어간 모습이다.
김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미국과 관련해서는 한반도 긴장 격화 원인이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에 있다며 병진노선을 관철해야한다고 하는 등 각을 세웠다.
북한의 이 같은 미국에 대한 비난 집중과 대남비난 자제는 우리 정부가 지난해 연말 제안한 남북 당국간 대화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때까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