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택도시공사(SH), 구룡마을 도시개발구역 이주대책 기준 공고
전용 55㎡ 이하 임대주택 제공
자진 이주때는 60㎡ 이하 공급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판자촌 주민들이 현 거주지에서 이주하는 때는 새로 지어지는 임대주택 전용 55㎡ 이하 아파트를 받게 됐다. 남은 거주민들 중 일부는 임대주택으로 이사하는 것이 아니라 주택 분양권을 원하고 있어 실제 이주가 원활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7일 강남구청에 따르면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최근 구룡마을 도시개발구역 이주대책 기준을 공고했다.
공고에 따르면 구룡마을 안에 주거용 무허가건축물을 소유하면서 거주하는 무주택구성원들은 임대주택을 공급받는다. 또 지난 1월 마을 에서 발생한 화재로 거주지를 상실한 이재민들 역시 그 대상이다.
이들은 구룡마을을 허물고 지어지는 아파트 전용 55㎡이하, 만약 자진 이주하는 경우에는 60㎡이하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다.
대책에는 합법적인 주거용 건축물을 소유하거나 1989년 1월 24일 이전에 주거용 무허가건축물임이 확인된 경우에는 아파트 분양권을 공급받을 수 있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 구룡마을 내부에는 허가를 받은 건축물은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룡마을은 특수하게 타인 소유의 토지에 비닐 간이 공작물을 설치해 거주하는 형태여서 합법적인 주거용 건축물은 없는 것으로 시는 파악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분양권을 공급받을 수 있는 세대는 없고 전부 임대주택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토지보상법에서는 합법적인 건축물에 대해서만 이주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지만 (구룡마을 주민들에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이유는)거주하는 분들의 마을 내 재정착을 돕는다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대책에는 구룡마을 안에서 영업활동 또는 종교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주민들의 보상안도 포함됐다.
대상자는 구룡마을 내 적법한 장소에서 허가, 등록, 신고 등을 마친 뒤 영업을 영위해 온 주민으로 이들은 구룡마을 내 분양상가 또는 근린생활시설용지 20㎡이하 지분을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 받기로 했다.
구룡마을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을 위해 달동네를 철거하고 도심 개발이 이뤄지자 집을 잃은 영세민들이 몰려들면서 만들어졌다. 거주민은 무허가 판자촌에 살면서 10여 년 전까지 전입신고도 할 수 없었으나 행정소송 등을 통해 2011년 5월 강남구에 전입신고를 할 수 있게 됐다. 구룡마을은 앞서 아파트 2838가구(임대 1107가구·분양 1731가구) 등으로 개발될 계획이었으나 현재는 용적률을 높여 3600가구 넘는 대단지를 공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