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음주량으로도 간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6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폭음하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알코올성 질환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알코올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BBC 저널리스트 헤이즐 마틴은 31세의 나이에 간섬유화증 진단을 받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혼자 술을 마신 적은 없으며 사교활동을 하는 정도로 술을 즐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7주간 21회(주당 3회)의 ‘폭음’만으로도 초기 염증 단계를 동반한 간 기능 장애가 일어났다.
폭음은 남성의 경우 2시간 동안 맥주 5잔 이상 또는 와인 한 병을 마시는 것을 말한다. 여성은 2시간 동안 4잔 이상의 맥주를 마시면 폭음을 한 것으로 간주된다.
연구진이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7주간 21회 폭음을 한 쥐는 간 지방조직이 술을 먹지 않은 쥐에 비해 약 50%나 더 많이 발견됐다. 또 단 한 번의 폭음만으로도 간 효소인 CYP2E1 수치가 상승했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는 알코올 의존증이 없더라도 반복적이고 과도한 알코올 음주가 지방간을 유발할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말했다.
영국 간 협회에 따르면 하루에 4잔이 넘는 술을 마시면 간에 지방이 축적된다. 간에 지방이 쌓이면 간 기능이 저하되고, 알코올성 감염과 간경변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간경변증은 만성적인 염증으로 인해 간에 흉터가 생기는 간섬유화증이 간 전체에 걸쳐 진행된 것을 말한다. 폭음하는 사람 5명 중 1명이 간경변을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크대학교의 중독 전문가 이언 해밀턴 교수는 “어떤 여성들은 술을 일주일 동안 나눠 마시는 것보다 한 번에 14잔을 마시는 게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술을 마시지 않는 날이 있으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분명히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상적인 음주와 알코올 중독 문제를 연관시키는 것은 고정관념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소비 빈도보다는 음주 패턴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