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 여론조사, ‘창당 수요’ 확인
李 신당 지지 15.8%, 남성·청년 지지세
宋 신당 지지 13.9%, 민주당 내부 지지세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내년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제3 신당에 대한 국민적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창당 움직임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거대 양당 틈새를 노려 18대 총선에서 14석을 확보했던 친박연대, 20대 총선에서 38석을 차지했던 국민의당 등과 비슷한 흐름에서 22대 총선에서 신당의 약진이 점쳐지는 형국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7일~28일 이틀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의정·정책 활동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질문한 결과, 국민의힘의 의정활동에 만족하는 응답자의 비율은 30.2%에 그친 반면, 불만족 입장을 밝힌 응답자는 64.0%에 달했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응답자(386명) 가운데서도 24.6%는 국민의힘 의정활동에 ‘불만족하다’는 평가를 내렸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민주당 상황도 마찬가지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32.6%만이 민주당의 의정활동에 대해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446명) 사이에서도 민주당 의정활동에 불만족한 응답자의 비율이 37.9%에 달했다.
거대 양당에 대한 불만이 원내 다른 정당의 반사이익이 되는 형국도 아니다. 이번 조사에서 원내 3당인 정의당에 대한 지지도는 2.0%에 불과했다. 그 외 ‘기타정당’을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도 3.0%에 그쳤다. 21대 국회를 구성하고 있는 정당이 아닌 대안 세력을 원하는 유권자가 상당하다는 의미다. 신당 창당의 핵심 동력인 셈이다.
당장 이준석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의 구체적인 일정(12월 27일)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이 전 대표가 창당하는 신당에 대해 ‘지지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은 15.8%였다. ‘향후 상황을 보면서 판단하겠다’고 긍정적으로 답변을 유보한 응답자는 19.0%로 나타났다. 잠재적 지지층을 포함할 경우 이 전 대표의 신당에 대한 지지율은 34.8%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거대 양당의 박스권 지지율인 30%대 맞먹는다.
현재 이 전 대표의 지지세는 주로 남성과 청년에 집중됐다는 분석이 많다. 이번 조사에서도 이 전 대표의 신당에 대해 ‘지지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 비율이 남성 응답자 사이에서 21.7%였던 반면 여성 응답자의 비율은 10.0%에 그쳤다. 만 18~29세 응답자 사이에서도 이 전 대표의 신당에 대한 지지율은 25.5%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야권 쪽에서는 송여길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아직은 수면 아래 머무는 모양새인 송 전 대표의 신당은 비례대표 당선을 목표로 한 사실상의 위성정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야권의 강성 지지층을 기반으로 할 송 전 대표의 신당도 이 전 대표의 신당과 비슷한 수준의 지지세를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송 전 대표의 신당에 대해 ‘지지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의 비율은 13.9%였다. ‘향후 상황을 보면서 판단하겠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24.1%에 달했다.
이 전 대표의 신당과의 차이점은 고른 지지세다. 송 전 대표의 신당은 연령대나 성별에 따라 지지도가 달라지지 않고, 모든 연령대와 지역에서 지지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송 전 대표의 신당에 대한 지지는 민주당 내부에서 뚜렷했다.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송 전 대표의 신당에 대해 ‘지지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이 24.5%에 달했다.
리얼미터는 “이번 조사로 기존 거대 양당에 대한 불만족이 크고 현재 논의되는 신당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지율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이 전 대표와 송 전 대표의 신당에 대한 지지기반이 겹치지 않아 두 신생정당이 병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