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대 게임주 11월 일제히 상승

1월 이후 올해 처음…넷마블 54.92%↑

인건비 개선·내년 대거 신작 출시 기대감

엔씨 사례…신작 흥행 저조 시 독 될수도

나란히 부진 탈출한 게임株…내년 신작 출시로 반등 속도 높일까 [투자360]
엔씨소프트의 새 MMORPG ‘TL’[엔씨소프트 제공]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지지부진했던 게임주가 11월 들어 일제히 상승했다. 고질적인 인건비 문제 개선 및 신작 대거 출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내년이 게임주 반등의 원년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신작 흥행이 예상보다 저조할 경우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들어 코스피에 상장된 주요 5대 게임주 모두 주가가 나란히 올랐다. 이달 28일 기준 넷마블이 54.92%, 엔씨소프트 13.98%, 크래프톤 31.87%, 카카오게임즈 17.17%, 위메이드는 31.21% 각각 상승했다. 올해 월별 기준 게임 대장주들이 모두 상승한 건 1월 이후 처음이다.

게임주는 지난해부터 침체기를 겪어왔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국내 게임 시장 성장세가 둔화된데이어 게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실적이 부진했다. 여기에 고금리와 경기 둔화까지 겹치면서 게임 이용자들의 소비력도 떨어졌다. 또 올핸 엔씨, 크래프톤 등 대형게임사마저 신작 출시가 없어 반등의 모멘텀도 찾기 어려웠으며 중국이 자국 기업 위주 판호 발급 기조를 이어가면서 위메이드의 미르4·M 등은 시장 진출도 가로막혔다.

이달 들어 일제히 주가 상승 현상은 인건비 개선 등 체질 개선을 통한 실적 기대감 상승과 더불어 주요 게임사들의 신작 발표 예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총 상위 6개사(넷마블·엔씨소프트·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펄어비스·위메이드)의 합산 연간 인건비의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은 지난 4년간 20% 전후였다. 그러나 올해 3분기 실적에서 크래프톤, 엔씨, 넷마블 모두 인건비가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 특히 넷마블은 지난 3분기 인건비(1810억)가 전분기 대비 7%, 전년 동기대비 11% 감소했다.

나란히 부진 탈출한 게임株…내년 신작 출시로 반등 속도 높일까 [투자360]

임희석 미래에셋 연구원은 “인건비 둔화세는 내년 2분기 이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라며 “게임 제작비의 40%를 차지하는 아트 부분에서 생성 AI툴이 사용되기 시작하면 인건비는 보다 드라마틱하게 떨어질 것”이라 말했다. 생성 AI는 기존 인력을 일부 대체해 제작비 절감 및 컨텐츠 공급 확대가 예상된다. 국내 업체 중 넥슨과 크래프톤이 가장 앞장서고 있다.

당장 다음달부터 대형 신작들도 예고됐다. 엔씨는 다음달 7일 대형신작 ‘쓰론앤리버티(TL)’ 출시를 시작으로 내년에 ‘배틀크러쉬’, ‘프로젝트G’, ‘블레이드앤소울S’ 등 3개 이상 신작 출시가 예고됐다. 크래프톤 내년 하반기에 프로젝트 ‘블랙버짓’, 넷마블은 ‘아스달 연대기’ 등 내년 최소 9개 신작이 나올 예정이다. 위메이드는 ‘나이트크로우’ 글로벌을 출시하고 카카오게임즈는 액션 모바일 게임 ‘가디스 오더’를 선보인다.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중국 판호 퍼블리싱 계약이 마무리 단계임을 밝힌 위메이드는 내년 중 대표작 미르4와 미르M의 중국 진출 가능성도 높다.

내년이 게임업계의 ‘바닥 탈출’ 원년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정호윤, 김예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에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등 게임 대형사들의 주가가 부진했던 것은 신작 출시가 없었기 때문이다”며 “국내 게임시장이 2024년 회복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을 가지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오랜 기간 공백기였던 대형사들의 신작 출시가 재개된다는 점만으로도 국내 게임산업이 서서히 바닥을 지나 회복기에 접어들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신작 출시 시점을 감안하면 엔씨는 내년 2분기부터, 크래프톤은 내년부터 실적 개선을 전망했다. 다만 TL은 기존 리니지식 과금모델을 개선했기 때문에 리니지에 버금가는 매출은 어렵다고 분석했다.

엔씨가 2021년 출시한 트릭스터M과 블레이드앤소울2가 연이어 흥행 실패하자 주가가 하락했던 부정적 사례도 있다. 결국 주요 비즈니스모델인 모바일 게임 라인업 매출이 관건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