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 ‘돈나무 언니’란 별명으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가 가상자산 ‘대장주’로 꼽히는 비트코인 관련주를 대거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드 CEO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는 지난 한 달간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신탁(GBTC) 70만주를 매도했다.
우드 CEO의 올해 첫 GBTC 지분 매각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진행됐다. 당시엔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 만에 10% 이상 급등하며 3400달러를 돌파한 시점으로, 우드 CEO는 GBTC 지분 약 10만주를 매각해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우드 CEO는 지속적으로 GBTC 보유 지분을 정리했고, 지난 22일(현지시간) 약 3만6000주를 마지막으로 이달에만 무려 70만주에 이르는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각 후 보유 주식은 430만주다.
블룸버그통신은 “비트코인이 현물 ETF 승인 기대감에 힘입어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캐시 우드가 관련주들을 공격적으로 정리하고 있다”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적인 고점을 찍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캐시 우드의 이번 달 매각으로 ARK 차세대 인터넷 상장지수펀드(ETF)에서 GBTC 보유 지분은 약 430만 주로 줄어들었다. 또, 해당 ETF에서 GBTC가 차지한 비중도 9.2%로 감소해 기존 1위에서 3위로 밀려났다.
최근들어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5000만원을 돌파한 이후 소폭 조정 국면에 들어선 모양새다. 28일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약 4827만원으로 고점을 찍었던 지난 25일 오전 12시 30분 5011만원과 비교하면 3.67% 하락했다.
이런 흐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비트코인이 앞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 같은 데에는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23일 미국 법원이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거부 결정을 철회하라는 명령이 나왔다. 현재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비롯해 그레이스케일과 아크인베스트 같은 미국 현지 자산운용사 10여 곳이 현물 ETF를 추진 중이고, SEC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창펑이 증권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을 내기로 한 것도 비트코인 시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가상화폐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던 문제를 털어냈다는 안도감이 투자 심리를 되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21일 미 법무부는 바이낸스가 테러 단체와 이란·시리아 등 미국의 제재 대상 국가의 가상화폐 거래와 돈세탁을 방조한 혐의를 인정하고 미 정부에 벌금 43억달러(약 5조5000억원)를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이 연말까지 5200만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커스 틸렌 매트릭스포트 분석가는 “바이낸스의 유죄 인정은 가상자산 시장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올해 비트코인 가격은 4만달러(한화 약 5224만원)를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5일에는 유명 매크로 투자자인 댄 타피에로가 비트코인 10만달러 전망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서 비트코인 가격 전망을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5년 안에 이 같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2019년 (비트코인을) 제대로 들여다봤을 때 25만~35만달러 정도가 전망치였다”고 말했다.
타피에로는 이어 비트코인이 2035년 또는 2038년경에는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가 예측한 대로 100만달러에 도달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