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경찰 달력 참가 경찰관

박근직 경찰대 교수·한종범 경장 인터뷰

25세 최연소 참가자, 59세 최고령 참가자 ‘눈길’

“똑같이 흐르는 시간, 운동으로 채운다면 달라져”

[영상] “나이는 숫자일 뿐”…‘몸짱달력’ 참가한 최연소·최고령 경찰관들[붙잡을 결심]
한종범(왼쪽) 경기남부경찰청 경장과 박근직 경찰대학교 교수가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헤럴드스퀘어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같은 피해 아동을 위해 재능 기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주저 없이 ‘몸짱 경찰관’을 지원할 겁니다.”

8일 박근직 경찰대학 교수(59)는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운동하는 습관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보단, 일상 속에서 가벼운 운동부터 하면서 점차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화장실에 가기 전 턱걸이 5회, 의자에 착석하기 전 스쿼트 5회 등 가볍게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운동 습관을 기르고 궁극적으로 건강한 신체를 만드는 길이라는 얘기다.

이날 헤럴드경제가 인터뷰한 박 교수와 경기남부경찰청 10기동대 소속 한종범 경장(25)은 2024년도 경찰 달력 표지 모델로 선정된 경찰관들 중에서도 ‘최고령’과 ‘최연소’ 참가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경찰 달력은 지난 2018년 아동학대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학대 피해 아동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경찰관들의 기획과 제작으로 시작됐다. 이후 전국 각지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이 스스로 달력 제작에 동참하고 시작했다. 경찰관들의 ‘육체미’를 눈여겨본 시민들이 달력을 구입하기 시작하면서 6년 연속 제작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경찰은 경찰 달력을 제작하기 위해 지난 8월 제주경찰청에서 열린 ‘미스터 폴리스 코리아 선발대회’를 진행, 총 49명을 선발했다. 달력 제작에 참여한 경찰들은 지난해 1400만 원을 비롯해 올해까지 총 7250만원을 모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학대 피해아동 치료와 회복, 생계 지원 등을 위해 전액을 사랑의열매와 구세군 등에 기부했다.

2020년 이어 올해로 ‘몸짱달력 2회차’…60세 가까운 나이에도 ‘노익장’ 과시

[영상] “나이는 숫자일 뿐”…‘몸짱달력’ 참가한 최연소·최고령 경찰관들[붙잡을 결심]
박근직 경찰대 교수. 임세준 기자

현재 경찰대에서 생활지도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박 교수는 향후 경찰 간부로 임용될 학생들에게 기본적인 생활 자세와 제식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그는 교육과 연구직을 겸하면서도 당직근무도 같이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박 교수는 업무를 맞이하기 전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2시간의 운동 스케줄을 소화하는 일상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퇴근 후인 오후 6시에도 2시간 동안 전면과 후면 등 특정 신체 분위를 3분할로 나눠 세부적으로 몸을 단련하고 있다. 내년이면 이순(耳順·60세)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노익장(老益壯)’의 매력을 과시할 수 있는 비결이다.

박 교수 역시 건강 관리가 소홀했던 시절이 있었다. 50세에 들어서던 시절 그는 만성 스트레스를 비롯한 고혈압에 시달렸다고 했다. 저조한 운동습관으로 허리 둘레도 39인치까지 나갔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경찰 간부후보생과 함께 꽃동네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했다. 박 교수는 “꽃동네에 거주하는 200여명의 중증장애인들의 생활 보조 봉사를 하면서 마음을 고치게 됐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다는 서약서를 쓴 뒤 보디빌딩에 입문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에게 경찰달력 표지모델은 지난 2020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박 교수의 영향으로 그의 제자인 이준혁 경위도 2021년 경찰 달력 모델이 됐다. 박 교수는 “학생 시절 내 모습을 보고 영감을 받아 임용 후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하면서 몸을 달련했다고 한다”며 “제자였던 그가 경찰달력 모델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나선 선한 영향력을 끼친 것 같아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영상] “나이는 숫자일 뿐”…‘몸짱달력’ 참가한 최연소·최고령 경찰관들[붙잡을 결심]
지난 7월 ‘2023 인천광역시장배 전국 피트니스 선수권 대회’에 참여한 박근직 경찰대 교수의 모습(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 [독자 제공]

한종범 “경찰 달력 보며 꿈 키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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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범 경가남부경찰청 10기동대 소속 경장. 임세준 기자

박 교수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한 한 경장의 경우 경찰 달력을 통해 경찰의 꿈을 키운 사례다. 지난 2019년 노량진에서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중 우연히 경찰 달력 모델을 접한 것이 경찰에 합격하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했다.

한 경장의 일상은 운동으로 채워져 있다. 땀을 흘리면서 운동을 하는 쾌감이 좋은 나머지, 컨디션만 좋으면 매일최소 2시간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 결과 한 달 내내 쉬지 않고 매일 헬스장을 향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올해로 경찰관이 된 지 2년 6개월 정도 된 그에게도 업무와 운동을 병행하는 데 있어 어려움은 있었다. 퇴근 후 지친 상태에서 헬스장을 향하는 발걸음은 늘 무거웠다고 했다. 한 경장은 “가뜩이나 지친 몸을 이끌고 운동을 하는 것은 늘 고역이었다”며 “경찰 업무 특성상 근무가 불규칙하다보니 운동시간도 규칙적이진 않았다”고 말했다.

고단한 하루 일과로 운동을 망설여질 때마다 한 경장의 마음을 다잡은 것이 있다면 운동을 통해 돌아온 성과였다. 부단히 단련한 체력은 신고자들을 손쉽게 통제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그는 “과거 지구대에서 근무하던 시절 폭행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적이 있었다. 다수의 인원을 제지했어야 했는데, 근력을 다져 놓으니 상대에게 휘둘리지 않고 제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똑같이 흐르는 시간, 운동으로 채운다면 달라져…많은 이들에게 동기부여 되길”

[영상] “나이는 숫자일 뿐”…‘몸짱달력’ 참가한 최연소·최고령 경찰관들[붙잡을 결심]
한종범(왼쪽) 경기남부경찰청 10기동대 소속 경장과 박근직 경찰대 교수가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헤럴드스퀘어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올해로 25세와 59세로 나이차가이가 나는 두 경찰관에게서 신체 단련이라는 목표는 같다. 한 경장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두지 않고 자신의 한계 너머를 경험하기 위해 부단히 운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지친 상태에도 몸은 자연스럽게 헬스장으로 향하고 있었다”며 “제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아 운동에 정진하는 분들 뿐만 아니라 공부에도 마음을 다잡는 분들을 실제로 봐왔다. 저 역시 일도 열심히 배우고 자기관리도 열심히 해서 모범적인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노익장의 신체를 유지하기 위한 박 교수의 여정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이번 경찰달력 뿐만 아니라 올해 7월 ‘2023 인천광역시장배 전국 피트니스 선수권 대회’에 참여한 바 있다. 불과 나흘 전인 이달 4일에도 강남구보디빌딩협회에서 주최한 강남구협회장배 보디빌딩 대회에 참가해 50세 이상 참가자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흔히들 ‘100세 시대’라고들 한다”며 “꾸준한 식습관과 운동을 통해 100세가 돼서도 건강하게 살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영상] “나이는 숫자일 뿐”…‘몸짱달력’ 참가한 최연소·최고령 경찰관들[붙잡을 결심]
지난 6일 한종범 경기남부경찰청 10기동대 소속 경장(왼쪽)과 박근직 경찰대 교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그러면서 박 교수와 한 경장 모두 “시간은 흐르고 나이는 먹습니다. 하지만 운동을 하면서 보낸 10년 뒤의 모습과 하지 않은 모습은 확연히 다릅니다”고 입을 모았다.

2024년도 경찰달력 모델 한종범 경기남부경찰청 10기동대 소속 경장 및 박근직 경찰대 교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