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경력채용출신 사무관, ‘산하기관 법카로 9000만원대 결제’

산업부 “감사 결과 엄중히 수용…재발 방지 위한 특단 대책”

“저녁 먹지말고 茶마셔라”…산업부 고강도 공직기강 주문 [세종백블]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산하기관에 각종 갑질을 일삼았다’는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이후 직원들에게 고강도 공직기강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로인해 부서 저녁회식조차 자제하는 분위기다.

5일 관가에 따르면 산업부는 직급별 청렴 및 갑질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직장 내 부당대우 신고센터 운영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감사원이 지난달 발표한 ‘공공기관 재무 건전성 및 경영관리 실태’ 감사 결과에는 산업부 간부들과 산하기관 임직원들의 각종 비위와 도덕적 해이 사례가 다수 포함됐다.

민간경력채용 출신인 산업부 한 40대 사무관은 수년에 걸쳐 명절 때 가족과 먹을 한우 고깃값을 대신 내게 하는 등 한국지역난방공사 직원들이 자기 대신 법인카드로 8500여만원을 결제하도록 요구했다. 이 사무관은 부서로 파견된 공사 직원에게 3년 반에 걸쳐 출·퇴근 픽업이나 자녀 소풍 도시락 준비 등 업무와 무관한 행위를 강요하는 등 각종 갑질도 일삼았다.

해당 사무관 소속된 조직의 과장은 여러 차례 부서 회식을 하면서 난방공사가 법인카드로 1100여만원의 회식 비용을 결제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수뢰와 강요 혐의로 해당 사무관을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또 사무관은 파면, 과장은 정직 처분하도록 산업부 장관에게 요구했다.

산업부는 이번 감사 결과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공직사회 전체에 불신을 초래한 사례로 재발방지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직원 비위에 ‘무관용 원칙’을 바탕으로 최고 한도로 일벌백계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또 산하기관 법인카드 사용과 같은 사례가 더 있는지 전면 점검하는 한편, 현재 파견 중인 공공기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파견 적정성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소관 41개 공공기관에 대한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 사례도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 처벌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매월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다양한 소통 채널을 통해 관리·감독할 예정이다.

산업부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감사원 감사결과발표이후 직원들에게 저녁회식 대신 점심 또는 티타임을 하라고 이야기했다”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도덕적 해이 사례는 결국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초래하므로 근절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세종백블]은 세종 상주 기자가 정부에서 발표한 정책에 대한 백브리핑(비공식 브리핑)은 물론, 정책의 행간에 담긴 의미, 관가의 뒷이야기를 전하는 연재물입니다.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공무원들의 소소한 소식까지 전함으로써 독자에게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전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