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코스피 지수가 연일 2300선 붕괴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나라 밖에서 훈풍이 불어왔다. 채권 금리 상승과 경기 불확실성에 약세를 이어가던 미국 뉴욕증시가 1%대 올랐고, 국제 유가까지 3%대 급락세를 보이면서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11.37포인트(1.58%) 오른 3만2928.9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9.45포인트(1.20%) 상승한 4166.82에 마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6.47포인트(1.16%) 오른 1만2789.48에 장을 끝냈다.
30개 대형 우량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지난 6월 2일 이후 약 5달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해 지난 27일 기술적 조정 구간에 진입한 S&P 500 지수는 이날 1거래일 만에 조정 구간을 탈피했다. 통상 주가가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면 기술적 조정 구간에 진입했다고 판단한다.
오는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열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인식에 증시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스라엘이 지난 28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전쟁 2단계’ 선언을 기점으로 가자 북부 일부를 점령한 채 하마스와 본격적인 지상전에 돌입한 가운데 시장은 전쟁 관련 우려가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보고 전황 속보를 주시하고 있다.
B. 레일리 파이낸셜의 아트 호건 최고 시장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악재가 이미 시장에 이제 충분히 반영됐을지 모른다는 자신감을 좀 더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오늘 강세장에서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3.23달러(3.78%) 하락한 배럴당 82.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건 애셋매지니먼트의 최고 글로벌 스트래티지스트는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서의 끔찍한 사태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대체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성장세가 부진해지면서 중동 지역 갈등이 확산하지 않는 이상 이름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국제 금 가격은 지난 7월 말 이후 처음으로 2000달러 대를 상회하며 여전히 시장엔 ‘안전 자산’ 기류가 강하다는 점도 보여줬다.
대외적 호재로 인해 31일 국내 증시 역시 상승 출발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0.8~1.2% 내외로 상승 출발할 것이며 원/달러 환율 역시 8월 하락 출발이 예상된다”며 “광범위한 달러인덱스 하락 압력에 외국인 투자자의 위험 자산 선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10월 들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약 3조원에 가까운 순매도세를 기록했으며, 특히 시총 비중이 큰 IT가전(8.8%)과 반도체(25.7%)에 거의 2조원이나 집중됐다”며 “수요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으로, 31일 열리는 삼성전자 기업설명회(IR)에서 (향후 흐름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