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궁-Ⅱ·천무 이어 한국 항공전력에도 관심
“UAE, 한국과 한국 제품 높이 평가 우호적”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현재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간 방위산업 분야에서의 관계는 대단히 우호적입니다. UAE는 앞으로 양국 간 방산 협력 발전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3’(서울 ADEX 2023)이 한창이던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 서울비행장에서 만난 UAE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UAE 방산협력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UAE가 중거리 지대공요격체계 천궁-Ⅱ와 다련장로켓 천무 등을 한국으로부터 도입한 이후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에 대규모 방산 협력 논의가 진행된 것을 비롯해 UAE가 ‘K-방산’의 중동 진출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부다비와 두바이 등 7개 토호국 연방인 UAE는 이란 핵문제 및 영토분쟁과 리비아 사태,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IS), 후티 반군 사태 등 안보현안을 안고 있다. 특히 페르시아만을 두고 이웃한 이란과의 갈등과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30%가 움직이는 호르무즈 해협 관리에 더해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불거지면서 안보 긴장도가 한층 더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UAE 국방예산 증가와 함께 애초 2022년 60억 달러에서 2026년 78.4억 달러로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획득비도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UAE의 가장 큰 방산 수입 상대국은 미국이었다. 미국은 2014~2018년 간 UAE 방산 수입 가운데 64.4%를 차지했으며, 이어 프랑스 10.1%, 튀르키예 7.8% 순이었다. 그런데 UAE는 최근 들어 특정 국가에 대한 무기 의존도를 줄여나간다는 방침 아래 무기체계 공급선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자국 내 방위사업 기반이 미약한 단계에서 대부분 무기체계 획득은 국내 개발보다 해외 구매에 의존해 왔는데, 완제품 도입보다는 해외 기업과 공동생산과 합작투자사 설립, 자국 내 생산시설 구축, 기술이전 등을 선호하는 모습이다.
한국과는 35억 달러(4조8000억 원) 규모의 천궁-Ⅱ와 9000억 원대 규모로 알려진 천무 계약 체결에 이어 향후 항공기와 헬기 등 항공전력으로의 협력 확대가 기대된다.
UAE는 현재 한국의 T-50 고등훈련기와 소형무장헬기(LAH)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해 초 윤 대통령의 UAE 방문 계기에 다목적수송기(MCX)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기도 했다.
방위사업청도 같은 시기 UAE의 방산 획득을 담당하는 타와준 경제위원회와 전략적 방위사업 협력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특히 방산업계 안팎에선 한국형전투기 KF-21(인도네시아명 IF-X) 보라매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분담금을 제때 납부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UAE가 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다.
앞서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은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도네시아 측에 KF-21 사업 미납금 관련 계획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사업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플랜B’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공군전력 증강을 도모중인 UAE는 미국의 F-35 라이트닝Ⅱ와 러시아의 Su-75 체크메이트 도입 검토설이 돌기도 했으나 현재 중단된 상태다.
국내 방사업계 관계자는 “UAE 내에서는 전반적으로 한국산 제품이나 기술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한국과 한국 기업에 대해 우호적”이라며 “한국이 국방협력의 주요 파트너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