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미스 파키스탄' 여성을 놓고 파키스탄 내부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슬람교가 국교인 파키스탄에서는 여성의 신체 노출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 이에 파키스탄 정부 측까지 '미스 파키스탄'에 대해 "부끄럽다"는 반응을 가감없이 내놓는 중이다.
15일 B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여성 에리카 로빈(24)은 자국 대표로 다음 달 엘살바도르에서 열리는 '미스 유니버스' 미인 대회에 나선다.
성 패트릭 고등학교와 공립 상경대학을 졸업한 루빈은 몰디브에서 열린 선발 대회에서 최종 5인 중 미스 유니버스 파키스탄에 선정된 바 있다.
로빈은 더 큰 대회를 준비하는 데 대해 "파키스탄을 대표하게 돼 기쁘다"며 "(파키스탄 내 자신을 겨냥한)분노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대회에 참가하는 이유를 놓고는 "나는 파키스탄이 후진국이라는 인식을 바꾸고 싶다"고 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 72년간 미스 유니버스 대표를 지명한 적이 없다.
그런 파키스탄 정치권에서는 로빈을 향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식의 공세를 퍼붓고 있다.
무쉬타크 아흐메드 자마트 이슬라미 상원의원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안와룰 하크 카카르 임시 총리는 정보국에 '미스 파키스탄' 선발 경위 등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파키스탄의 한 칼럼니스트는 "누가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파키스탄을 대표하도록 허용했는가. 내각 결정인가. 장관 결정인가"라며 "정부 허가 없이는 파키스탄을 대표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로빈은 이와 관련해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파키스탄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