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은행의 대출문턱이 높아지면서 부실 위험이 큰 ‘약한 고리’인 노년층과 20대 청년층이 2금융권인 저축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이들 세대는 소득이 적은 데다 저축은행은 은행보다 대출금리가 높아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운영위원회 소속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산규모 1조원 이상 32개 저축은행의 연령대별 신용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저축은행 신용대출 차주는 6월 말 184만8000명을 돌파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가 61만9000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30대 49만6000명 ▷50대 41만5000명 ▷20대 18만8000명 ▷60세 이상 13만명 순으로 나타났다.
세대별 신용대출 잔액은 ▷40대 9조9000억원 ▷30대 7조1000억원 ▷50대 7조원 ▷20대 2조2000억원 ▷60세 이상 1조600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60세 이상 고령층과 20대의 경우 차주 수나 대출금액 자체는 다른 세대보다 적지만, 연체율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20대와 60세 이상의 연체율은 각각 6.9%, 6.8%로 5%대 초중반인 30~50대를 크게 웃돈다. 각각 최근 1년새 1.6%포인트, 0.5%포인트 상승한 결과다.
고령층과 청년층은 30~50대에 비해 소득 기반이 약해 저축은행의 높은 금리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예금은행이 6.53%, 저축은행이 16.65%로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홍성국 의원은 “1금융권에서 과거 저금리로 빚을 낸 ‘이지머니’ 차주들이 늘어난 이자 부담에 고통받고 있다면, 2금융권에서는 현재 은행권 문턱을 넘지 못해 ‘하드머니’도 마다않는 중저신용자들이 생존을 건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래 대한민국의 주역인 청년들이 20대 때부터 고리대의 늪에서 좌절을 경험한다는 것은 장기적인 성장 관점에서 우려할 만한 일”이라며 “금융당국은 당장의 부실을 틀어막는 데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내다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