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한 수산물 소비 감소 우려로 당정과 대형 급식업체들이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해 30일 협약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어민들은 소비자의 불안 심리, 수온 상승 등으로 전복·멍게 소비가 위축됐다며 소비 활성화 동참을 읍소했다.
30일 이날 국회 본관에서 진행된 ‘우리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한 협약식’에는 굴·멍게·전복 등을 생산하는 수산조합 대표들과 풀무원푸드앤컬쳐 등 주요 급식업체들이 참석했다. 수산조합 대표들은 모두발언 자리에서 소비 위축 상황으로 인한 수산업계의 어려움을 전했다.
이종윤 한국전복산업연합회장은 “7000억원 규모의 전복 양식업 사업이 지금 최대의 위기인 상황”이라며 “작년 작황이 좋아 생산이 늘어난 데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겹쳐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근래 고수온 문제까지 겹쳐 올해 생산이 쉽지 않다”며 “급식업체들이 식자재로 전복이 소비되도록 협조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전남도에 따르면 7월 기준 전복 산지 가격은 큰 전복(㎏당 8마리)은 2만3217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45.5% 떨어졌다. 이 같은 가격 하락과 소비 위축으로 인해 양식장을 팔거나 파산 신청을 하는 어민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양식업 경력이 적은 새내기 어민의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전복 생산량의 70% 이상을 생산하는 완도군에서는 전복 가격 하락과 소비 위축 등 경영의 어려움으로 최근 20여 가 가까이 파산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광재 완도금일수협조합장은 “(수산업이 지금 어려운 가운데) 정부가 귀어 정책을 추진했었는데 수산업 후계자들이 원금은 물론 이자 상환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 상황에서 어업인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자 감면, 원금 상환 유예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성일종 의원(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검증 TF 위원장)은 “수산물 소비 활성화 참여하는 HD현대 하루 식수 인원이 7만명 정도던데 삼계탕에 전복 하나씩만 넘어도 7만개가 소비되지 않나”면서 “사회적 책임이 있는 기업들이 어민 고통에 공감하고 앞장서 주시길 바란다”고 기업의 동참을 촉구했다.
멍게 어민의 사정도 좋지 않다. 김태형 멍게수하식수협조합장은 봄철 멍게 중 소비되지 못한 양이 지난해의 2~3배 정도라며 판매가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김 조합장은 “멍게는 통영 등에서는 2~6월, 경북·강원도는 6~10월이 주 생산시기라 사실상 연중 생산된다”며 “한때 후쿠시마산 멍게 수입 관련된 가짜뉴스가 나가서 국내 수산물 중 처음으로 소비 둔화 및 가격하락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정부 등 노력으로 큰 위기는 넘었지만 소비되지 못한 봄철 멍게가 지난해 대비 많게는 3배까지 냉동가공돼 보관 중”이라며 “저희도 판매단가를 낮출 테니 급식업체 쪽에서 많은 소비와 신규레시피 개발 아이디어를 공유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급식업계는 수산업계의 이 같은 고충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급식업계 대표로 발언한 이동훈 풀무원푸드앤컬쳐 대표는 “업계에서 다양한 조리법, 소스 등에 집중해 수산물 소비활성화에 노력하겠다”면서 “소비자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정부 차원 인증을 확대해 주거나 업체들이 안정된 가격으로 수산물 공급 받도록 집중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