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전벽해’ K-증시, 2차전지 쏠림 벌써 옛말…8월 새 주도주 탐색전 가속도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7월 K-증시를 급등락을 거듭하는 롤러코스터에 태웠던 ‘2차전지 쏠림’ 현상이 8월 들어 빠른 속도로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월 전반기(1~16일) 코스피 내 2차전지 대표주로 꼽히는 포스코홀딩스에 대한 순매수액이 보름 전에 비해 8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대신,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수에 속도를 내면서다.

여기에 ‘숏 커버링(공매도 상환을 위한 환매수)’의 영향으로 7월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액 1·2위 종목으로 이름이 올랐던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등 코스닥 2차전지 대장주들의 이름은 8월 들어서며 완전히 상위 목록에서 사라지기도 했다.

2차전지 섹터에 쏠리던 개인 수급이 반도체·전자,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분산되고 있는 데다, 여행·뷰티 관련주 등 중국 단체관광 재개 관련 종목, 바이오 종목 등으로 자금이 넓은 범위로 흘러들어가면서 향후 국내 증시를 이끌어 갈 주도주·주도섹터가 무엇이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8월 들어 개인 순매수 1위 종목 삼성전자…2차전지株 비중 ↓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전반기(1~16일)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 1위 자리는 삼성전자(8411억원)가 차지했다. 2차전지 쏠림 현상이 극대화됐던 지난 7월 전반기(3~14일) LG에너지솔루션(2772억원), 7월 후반기(17~31일) 포스코홀딩스(4조3759억원)가 각각 순매수액 1위 자리를 차지했던 것과 달리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가 8월엔 개인 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7월 전체로 봤을 때 개인 투자자들은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각각 1조856억원, 1조816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로 ‘차익 실현’에 나섰던 반면, 포스코홀딩스는 4조5232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국내 증시 전체에 대한 개인 투자자 순매수액 2조3440억원보다 무려 1.93배나 많은 수준이다.

8월 들어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액 상위 10개 종목 중 여전히 절반이 2차전지 관련주지만, 액수는 7월 후반기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2위 포스코홀딩스(5656억원), 4위 LG화학(2535억원), 5위 삼성SDI(2425억원), 6위 금양(1946억원), 10위 엘앤에프(1580억원) 등 2차전지 관련 5개 종목의 순매수액 총합은 1조4142억원이다. 이는 7월 하반기 7개 종목(1위 포스코홀딩스, 2위 LG화학, 3위 LG에너지솔루션, 4위 포스코인터내셔널, 7위 엘앤에프, 9위 LG화학우, 10위 LS)에 대한 순매수액 합계 6조2342억원의 22.68%에 불과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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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人 순매수 상위 종목서 에코프로 형제 완전히 사라져

외국인 투자자 주식 투자 장바구니의 변화상 역시 눈여겨볼 지점이다.

7월 전반기 3652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인 에코프로가 외국인 순매수액 상위 종목 2위에 올랐고, 7월 후반기에는 에코프로비엠(1조998억원), 에코프로(7900억원)가 각각 외국인 순매수액 상위 1,2위 종목 자리를 나란히 차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투(장기 투자) 성향이 강한 외국인 투자자의 특성상 ‘고평가’ 논란이 일었던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등에 ‘단타(단기 투자)’ 이익을 노리고 매수에 나섰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에코프로를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 주식)’ 자리에 올려놓은 것으로 평가되는 ‘숏 스퀴즈(대규모 숏 커버링에 따른 주가 급등 현상)’의 결과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 8월로 접어들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액 상위 목록에선 에코프로 형제주가 종적을 감췄다. 오히려 에코프로(-1104억원)는 순매도액 상위 6위 종목에 등장하기도 했다.

2차전지 관련주 가운데선 유일하게 포스코퓨처엠(948억원)이 5위로 외국인 순매수액 ‘톱(TOP) 10’ 종목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 vs 中 소비·車·IT·바이오…차기 주도주 경쟁

차기 주도주 찾기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되는 8월 국내 증시에서 섹터별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춘추전국시대’다.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반도체·전자주의 강세 속에 중국 소비 관련주, 자동차주, IT주, 바이오주 등이 도전장을 던지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약진이 가장 두드러진 종목은 호텔신라다. 기관 투자자는 8월 들어 호텔신라(1146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고, 외국인 투자자도 삼성전자에 이어 호텔신라(1086억원)를 두 번째로 많이 사들였다. 6년 5개월 만에 전면 재개를 앞둔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란 호재 덕분이다.

같은 이유로 기관 투자자는 아모레퍼시픽(818억원·3위), 신세계(584억원·6위), 현대백화점(482억원·9위) 등 중국 소비 관련주에 대한 순매수세를 강화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더해 올해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바이오주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진 상황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608억원어치 순매수하기도 했고, 기관 투자자는 한미약품(624억원·5위), SK바이오팜(482억원·10위) 등에 대한 강력한 매수세를 보이기도 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헬스케어와 중국향(向) 소비 테마가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이익 턴어라운드 구조가 간단하고 명확한 만큼 중국향 소비는 새로운 테마로 부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차전지 쏠림 현상으로 들어온 자금이 다른 업종으로 분산됨에 따라 순환매 장세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쏠림 완화 구간에서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화장품 등 연초 이후 소외주를 중심으로 반등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2·4분기 실적 시즌 이후 하반기와 내년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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