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서 8석 확보 그쳐
지선 승리후 20여곳 탈환 자신감
신구 조화 동북부 ‘청년 벨트’ 호평
“낙관 안돼” 중도확장·조직정비 주문
“구청장이 당선돼서 ‘붐 업’을 시키면 안 좋았던 지역도 여론이 바뀌는 경우가 있다. 이제 조금씩 ‘해 볼 만한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형성된 동네들이 꽤 된다.”
총선을 8개월여 앞둔 국민의힘이 수도권 의석 탈환을 노리고 있다. 21대 총선에서 서울 49개 의석 중 8개를 얻는데 그쳤지만, 내년 선거는 다를 것이란 기대감이 감지된다. 기존의 보수 강세 지역에 더해 작년 6·1 지방선거(지선)에서 구청장과 광역의원(서울시의원)을 모두 탈환한 지역들이 주요 승부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을 제외하면 20여개 선거구가 여기 해당된다.
3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작년 지선에선 서울 25개구(區) 중 17개구에서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이 배출됐다. 당 내부에선 이 중 광진구·도봉구·마포구·강동구·동대문구·구로구 등 광역의원까지 탈환에 성공한 지역을 유심히 보고 있다. 한 지도부 인사는 “조직표 영향이 제한적인 광역의원 선거 득표율까지 봤을 때 변화의 조짐을 보이는 곳이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우선 보수세가 강한 강남구·서초구·용산구는 ‘안정권’이란 시각이 강하다. 민주당이 서울 의석을 싹쓸이한 21대 총선에서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깃발을 꽂은 곳들이다. 한 당 관계자는 “용산에선 ‘이태원 참사 책임론’을 내건 야당 공세가 예상되지만,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강한 곳”이라고 말했다. 실제 용산에서 4선을 지낸 민주당 소속 진영 전 의원 역시 한나라당 출신이다.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이 조만간 복귀해 지역 활동을 재개하면 지역 민심도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서울시당 내부 조사에서도 용산구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송파구 역시 보수세가 높다.
민주당 의석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은 곳에서는 최근 지역 인사 활동 폭이 넓어지고, 당 조강특위 당협위원장 공모 과정에서 전·현직 의원들의 구애가 이뤄지고 있다.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광진을에는 오신환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출사표를 던졌는데, 이 곳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5선을 한 곳이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총선 고민정 민주당 의원에게 패한 민주당의 텃밭이다. 그러나 아파트 밀집지를 중심으로 보수표가 늘면서 지선에서 3700여표 격차로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이 당선됐다.
오 전 부시장은 통화에서 “천지개벽한 성동구, 들썩이는 강동·중랑구에 비해 광진구만 정체돼 있다는 여론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혜숙 민주당 의원이 3선을 지낸 광진갑에는 ‘40대 기수론’의 선두주자인 김병민 최고위원이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곳은 문재인 정부에서 사실상 중단됐던 광장동 재건축 문제가 현 정부 들어 재개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김 최고위원은 “인허가 절차 등을 앞두고 여당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봉갑은 30대 김재섭 전 비상대책위원이, 도봉을은 김선동 전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서울시당위원장 선거 경선을 앞두고 있다. 강동갑은 당 원내대변인인 전주혜 의원이 당협위원장으로, 윤희석 대변인도 지역활동 중이다. 강동을에는 40대 이재영 전 의원이 뛰고 있는데, 최근 당 국제위원장 자격으로 김기현 대표 방미에 동행했다. 3040인 김병민·김재섭·이재영 당협위원장이 있는 동북부 라인을 따라 ‘청년 벨트’가 조성되면서 “신·구조화가 잘 된 지역”이란 평가를 받는다.
마포구의 경우 광역의원 선거까지 승리한 마포갑을 놓고 이용호·최승재 의원이 당협위원장에 공모하며 경쟁하고 있다. 강서구는 등촌·가양·공항동이 있는 강서을 지역에서 작년 광역의원을 탈환했는데, 김성태 전 의원이 최근 당협위원장 공모를 신청했다. 당 내부에서는 작년 지선에서 처음으로 보수정당 구청장이 탄생한 구로구, 2012년 이후 처음으로 구청장을 탈환한 영등포구도 주시하고 있다. 선거구가 묶여있는 중구과 성동구의 경우 마장·사근동 등이 있는 중성동갑의 민주당세가 강하지만 “21대 총선보단 할 만하다”는 말이 나온다.
다만 당 내에서는 낙관해선 안 된다는 ‘경고’도 적지 않다. 서울이 수도권을 넘어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인 만큼 중도층으로 지지층을 확장하고, 하루빨리 공천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결코 안심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3~5%p차로 승패가 갈리는 서울 선거는 중도층 표심을 잡아야 한다”며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심정으로 바라본다면 지난 결과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진·신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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