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20대 담임교사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 초등학교 교사들의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교사들과 교사노조, 전교조 등은 교육당국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20일 오전 서이초등학교 앞에는 근조화환 300여개가 늘어섰다.
화환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와 함께 '선생님 부디 편안해지시길 바랍니다', '진상규명을 촉구한다'와 같은 조문을 적은 리본이 달렸다.
보내는 사람은 대부분 '동료교사 일동'으로 적혀 있었는데 '서울시교육청 교사 일동', '김포 교사 일동', '학부모 일동'으로 표기한 화환도 있었다.
이날 새벽부터 화환이 도착하기 시작해 담장을 둘러 늘어서면서 아이들이 화환을 지나 등교했다.
전날 저녁부터 교문에는 추모 메시지를 담은 포스트잇 수십여장이 붙었다.
사진 속 학교 정문에는 ‘이것은 선생님만의 슬픔과 아픔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함께 해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가장 약한 사람을 지키지 못한 현실이 막막합니다’ 등의 추모 문구가 적힌 포스트잇이 여러 장 붙었다.
또 ‘선생님의 억울함, 고통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주세요’라며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문구도 있었다.
서울시교육청 앞에도 전국 각지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내용이 적힌 근조화환 30여개가 배달됐다.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 학교 1학년 담임이었던 A씨가 18일 오전 학교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학교 폭력 업무를 담당하면서 학부모 민원에 시달려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정 학부모가 지속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A교사는 1학년 담임 및 학폭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학교폭력 사건이 사망의 주요한 원인이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SNS상에서 유포되고 있다”며 “교육당국과 경찰당국에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수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이날 긴급성명을 통해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가장 폭력적인 방식으로 구성원들을 떠나보내고 있다"며 "서이초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당국은 철저한 진상조사와 안전하게 교육활동을 할 수 있는 책임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 사망에 대한 추모 및 진상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또 교사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이 학교 앞에서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국화꽃을 든 채 추모행사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