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찬바람’이 아닌 ‘뜨거운 바람’이 불 때 배당주 수익률이 더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리 배당주를 담아 주가 상승과 배당 수익을 함께 노리는 전략이다. 특히, 실적 전망치가 상향되고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11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찬 바람 불 때 배당주’라는 통념과 달리 4분기보다 3분기에 배당주들이 준수한 수익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이후 고배당 스타일의 월별 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배당주 수익률은 7월 코스피 대비 0.69%포인트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8월에는 0.02%포인트 적어 주춤했지만, 9월에는 1.19%포인트 더 높게 올랐다.
반면, 배당주 투자가 본격화하는 4분기에는 주가 수익률이 가장 안 좋았다. 10월에는 코스피보다 0.2%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11월과 12월에는 각각 1.98%포인트, 1.58%포인트 하회했다.
최근 코스피 거래대금이 하락하고 기준금리가 상승한 점도 배당주 투자 유인을 늘리고 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이 외부환경과 고배당주 주가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코스피 거래대금이 줄수록 배당주의 매력도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명목 금리가 오를수록 배당주의 매력은 올라갔다. 이론적으로는 저금리 시대에 고배당주가 유리하지만, 현재는 시중 통화량이 많아 금리가 내려가면 시장 움직임에 대한 민감도가 큰 성장주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거래대금은 5월 13조원까지 치솟았으나 이달 들어 8~10조원선 내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고채 금리는 3월 저점을 기록한 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저하로 올해 코스피 순이익이 감소하고 있는 점은 아쉽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개별 업종은 준수한 모습”이라며 “종목별 투자를 고려한다면 단기적으로 배당주에 투자할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높고 순이익이 상승하는 업종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순이익이 배당의 재원이 되는 만큼, 순이익이 시장 기대치보다 높으면 ‘배당 서프라이즈’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업종으로는 자동차와 증권을 제시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순이익 추정치는 3개월 전 대비 22.7% 상승했고, 기아 역시 20.7% 올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배당수익률은 각각 3.41%, 4%다. 키움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의 순이익 추정치는 각각 31.4%, 27.9%, 18.6% 올랐고 배당수익률은 3.51%, 4.88%, 7.42%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배당주의 주가 성과는 3분기에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며 “배당 서프라이즈가 가능하고 높은 배당수익률이 예상되는 업종 및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