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9만전자’ 목표주가, 믿어도 되나요?”…연이틀 하락에도 삼성전자 ‘장밋빛’ 전망, 이유는?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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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90층(주가 9만원)’ 이야기가 나오는 것 만으로도 반갑네요. 이제야 아래 먼 곳에서나마 조금씩 사람 목소리가 들리는 느낌입니다.” 서울 소재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오용근(44) 씨가 최근 기자와 만나 한 말이다. 주당 9만3000원 대에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한 입장에서 증권가에서 내놓고 있는 ‘9만전자’ 주가 목표치는 작은 희망이라는 것이 오 씨의 설명이다. 그는 “사실 현실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항상 생각해오고 있다”면서도 “한두곳이 아니라 여러 증권사에서 9만원 대 목표주가를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꺼졌던 희망의 불씨가 켜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2분기 14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든 이후 연 이틀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연일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올려잡는 등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거나 부합하는 실적을 거뒀다며 3분기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기대를 높이는 계기로 작용 중이란 분석 때문이다.

“3Q부터 공급 축소·수요 회복…D램 평균가 상승 앞당겨질 것”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7일 발표한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을 통해 영업이익이 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5.7% 감소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으로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 영업이익액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 3000억원을 상회했고, 당사 예상치 5000억원에 부합했다”며 “하반기 재고자산평가손실 축소 가속화로 실적 개선 속도가 업황 회복 속도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현물가 반등, 고정가 반등 사이클을 앞두고 있다는 점과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 등을 고려한다면 현재의 주가 하락세는 투자 매력도를 더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2분기에 바닥을 찍을 것으로 예상됐던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이미 개선세로 돌아섰다는 점이 확인된 것에 높은 점수를 준 경우도 있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보고서에서 “메모리 부문이 재고자산평가손실이 1분기보다 줄어들면서 바닥을 찍고 개선세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한다”며 “PC와 모바일 중심으로 고객사 재고가 정상 수준에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분기부터 공급 축소와 수요 회복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D램 평균판매가격 상승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3Q부터 3조원 대 영업이익 기록 가능”

일부 증권사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에 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급격한 속도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을 사업 부문별로 보면 메모리 반도체와 삼성디스플레이(SDC)의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았고 비메모리 반도체와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기대치를 밑돈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3분기에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록할 것”이라며 3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2분기보다 13% 늘어난 67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512% 증가한 3조7000억원으로 각각 제시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 사업 부문의 개선에 따라 3조7000억원으로 회복할 것”이라며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부문 출하량이 증가하고 평균판매가격이 안정돼 재고자산평가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은 반도체(DS) 부문 적자가 2분기보다 47% 축소되고 디스플레이(DP) 실적 개선과 맞물려 전분기보다 449% 증가하고 작년 동기보다 70% 감소한 3조3000억원으로 전망한다”며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작년 4분기 이후 1년 만에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D램 평균판매가격이 3분기부터 고부가 제품 출하 증가로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상승 전환하고 낸드플래시 평균판매가격 하락세 둔화와 파운드리 사업 실적개선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DB금융투자는 삼성전자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3조5000억원과 3조8000억원을 제시했다.

증권가, 삼전 목표주가 줄상승…최고 9만5000원

전문가들은 한동안 삼성전자 주가가 ‘횡보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올해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완연한 상승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 연구원은 “인공지능(AI) 모멘텀이 유지되면서 스마트폰, PC 등 전통적인 영역에서 실적이 회복되며 주가는 2차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달 말까지 모멘텀 부재로 단기 조정이 있을 수 있으나 저점 매수의 기회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송 연구원은 “주가는 당분간 소폭 하락하다가 오는 9∼10월까지 재상승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4분기 중순 이후 전 세계 유동성이 늘지 않으면 삼성전자 주가도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업황은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했지만, 수요가 여전히 불확실한 것이 부담스럽다”며 “제조 업체들의 감산 의지와 재고 방향성을 고려하면 주가 기간 조정 구간을 활용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증권사들도 잇따라 목표 주가를 상승 조정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며, 하반기가 시작돼 가치평가(밸류에이션) 기준연도를 2023년에서 2024년으로 변경한 점을 고려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7만3000원에서 8만400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삼성전자의 고부가가치제품 시장 점유율 확대가 예상되며 주가가 실적을 6개월을 선행하는 만큼 현시점부터 주가 성과가 경쟁사를 웃돌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8만원에서 9만원으로 올렸다.

신한투자증권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8만2000원에서 8만6000원으로 높이고 “차세대 고부가제품인 DDR5, HBM3에 대한 경쟁력이 확인되면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폭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보면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은 9만5000원, DB금융투자 9만4000원, 키움증권과 IBK투자증권 9만원, 하나증권은 7만8000원을 각각 제시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9만원대 이상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7곳에 이른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57% 하락한 6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일 '6만전자'로 떨어진 지 이틀 연속 ‘7만전자’ 고지에 복귀하지 못한 채 추가 하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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