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하락세 못누리는 與…수도권 민심 한 달새 출렁

‘총선 바로미터’ 수도권 변화에 여야 모두 “심상찮다”

“尹 국정지지율, 정체·답보 상태…중도층 쏠림 없어”

격전지 조명받는 PK…“패배 시 수도권보다 타격 커”

여야 지지율 혼전…‘최대 격전지’ 수도권 민심 어디로[數싸움]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최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하락세는 분명하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1강’ 없이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총선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수도권 지지율에서 두드러진다. 내년 총선의 최대 격전지이기도 한 수도권 민심 변화에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실시해 16일 발표한 6월3주차 주간집계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서울 지역 지지율은 약 한 달 만에 역전됐다. 직전 조사인 5월3주차 조사(5월 16~18일 실시)와 비교해 국민의힘은 28%에서 36%로 크게 오른 반면, 민주당은 35%에서 30%로 하락했다. 인천·경기지역에서는 국민의힘이 1%포인트(p) 감소, 민주당이 1%p 상승하면서 민주당이 오차범위 밖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해당 조사에서 양당의 전체 평균 지지율은 34%로 같았다.

전국지표조사(NBS)의 6월2주차 조사에서는 여야 모두 하락했다. 서울 지역에서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5월2주차) 대비 2%p 하락한 30%, 민주당은 7%p 내린 23%를 각각 기록했다. 인천·경기 지역에서 국민의힘은 28%로 동일했지만, 민주당은 6%p 내린 28%로 나타났다. 전체 조사 결과는 국민의힘 31%, 민주당 26%다.

변동폭이 큰 여론조사 결과에 여야는 모두 “수도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기 의혹’에 이어 ‘돈 봉투 의혹’을 받는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 일부 의원들의 방중 논란 등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하락세를 이끄는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의 하락세가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배경으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가 거론된다.

여야가 수도권 민심을 주시하는 이유는 수도권에 가장 많은 의석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서울(49석), 인천(13석), 경기(59석) 의석을 전부 합하면 전체 의석의 40%를 넘는 121석이다. 지역·정파색이 옅은 만큼 특정 정당에 쏠리지 않은 민심 흐름을 보여줘 ‘총선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수도권 성적표는 곧 총선 전체 성적표로 여겨진다.

여당 지지율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역시 최근 답보 상태에 들어갔다. 19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6월3주차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전주 대비 0.4%p 오른 38.7%다. 3주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소폭 반등하며 5주 연속 30%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는 야당의 오염수 공세가 거셌던 12~16일 실시됐는데,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었다.

이와 관련해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MBC 인터뷰에서 “정체 답보 상태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며 “(찬·반의) 진지가 단단하게 진을 치고 있는 상태에서 중간에 있는 유권자들이 어느 한쪽으로 쏠려가지 않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여야 지지율 혼전…‘최대 격전지’ 수도권 민심 어디로[數싸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인천지하철 1호선 부평역 북광장에서 열린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한편에서는 내년 총선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이 수도권 못지않은 격전지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지역에는 부산(18석), 울산(6석), 경남(16석) 총 40석으로 수도권에 이어 가장 많은 의석이 몰려 있다. 한국갤럽의 6월3주차 조사에 따르면 PK 지역에서 국민의힘은 6%p 오른 45%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민주당은 7%p 오른 30%을 기록했다.

당초 보수정당의 텃밭이었던 PK 지역은 정치지형 변화와 민주당의 동진정책 영향 등으로 보수세가 감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은 20대 총선 PK 지역에서 역대 최다인 8석을 얻었다. 2018년 6·13 재보궐선거에서 부산 해운대을, 울산 북구에서 승리하며 의석 수는 10석까지 늘었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의석 수는 7석이다.

이와 관련해 한 국회 관계자는 “노무현·문재인 정권을 거치면서 민주당의 동진정책도 힘을 받았다”며 “PK가 보수 텃밭이라는 건 이미 오래된 이야기”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PK 민심을 주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수도권은 이미 지난 총선에서 최악의 결과를 경험했다”며 “수도권과 달리 PK 지역에서 의석을 빼앗긴다면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