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OCI 등 2분기 실적 둔화 우려 커져

공급과잉 ·미국 정책 변화 등 직접 원인

“단기적 우려 있지만 반전 기회 될 수 있어”

“그동안 너무 뜨거웠나” 복병 만난 K-태양광, 돌파구 찾을까? [비즈360]
한화큐셀 미국 조지아공장의 모습. [한화솔루션 제공]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 온 국내 주요 태양광 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복병을 만나면서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설 경쟁으로 인한 공급과잉 이슈를 비롯해 미국의 NEM 3.0(넷에너지미터링 개정안) 시행 및 중국에 대한 태양광 규제 완화 등 정책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주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평균 거래가격은 ㎏당 13.50달러로 연중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작년 같은 기간 31.84달러까지 치솟은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급감한 수준이다.

폴리실리콘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밸류체인(가치사슬) 가운데 가장 기초가 되는 원료다.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제조사들이 올해부터 대규모 설비 증설을 마치면서 재고가 쌓였고, 가격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더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국내 유일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인 OCI홀딩스도 실적 상승세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지난해 OCI는 ‘태양광 호황’ 영향으로 영업이익 9806억원을 기록하면서 2011년 이후 11년만에 최고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미국 주택용과 상업용 태양광 모듈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는 한화솔루션 역시 올해 2분기에 실적 신기록 행진이 주춤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사상 최대 영업이익 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미국의 정책 변화도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4월부터 캘리포니아주에서 시행된 NEM 3.0가 대표적이다. NEM 3.0은 가정용 태양광 사용자들의 전력 판매 가격(Export Rate)을 기존 ㎾h(킬로와트시)당 0.23~0.32달러에서 0.05~0.08달러로 78% 가량 인하하는 제도다. 이 제도로 인해 가정용 태양광 설치에 대한 매력도가 약해지면서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여기에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동남아산 태양광 패널의 관세면제 철회를 골자로 하는 미 하원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는 중국 태양광 업계의 손을 사실상 들어준 것으로, 한국 태양광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 상무부는 중국 태양광 패널 업체들이 관세 회피 목적으로 동남아에 공장을 설립하고 우회 수출을 해 왔다는 혐의를 포착했다. 하지만 미국 현지 업체들은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수입이 막힌 이후 동남아산에 상당 부분 의존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해 거부권을 행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태양광 산업에 대해 단기적인 우려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여전히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한다. 현재 위기 상황이 오히려 반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한화솔루션과 HD현대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주요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들은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으로 원가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태양광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이자 우려는 증설 설비 대규모 유입에 따른 밸류체인 가격 하락을 꼽을 수 있다”면서 “다만 모듈업체들의 수익성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며, 글로벌 설치 수요가 예상보다 더 크게 성장할 경우 판가방어를 통한 수익성 개선 가능성도 염두에 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정치적인 타격을 감수하면서 태양광 시장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도 오히려 글로벌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너무 뜨거웠나” 복병 만난 K-태양광, 돌파구 찾을까? [비즈360]
OCI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의 모습. [OCI홀딩스 제공]

OCI홀딩스 역시 전기료가 저렴한 말레이시아로 생산거점을 옮기면서 수익성을 개선했고, 중국 경쟁사 대비 고품질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등 위기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는 점이 반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예상되는 글로벌 태양광 설치 용량은 약 350GW(기가와트)로, 2020년 대비 3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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