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음료 사건 이후 관내 기동대 100명 투입
“노원구에만 학교 100곳…특별단속 나서”
컵홀더 제작 등 예방활동에 맘카페서 “걱정 없겠다” 칭찬도
편집자주 “한국에서는…도망쳤다고 추적하기를 중단합니까?” 범죄부터 체포까지, 대한민국 경찰들의 끝나지 않는 ‘붙잡을 결심’을 소개합니다.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강남 ‘마약음료’ 사건 이후, 노원구 학원가에 기동대 100명과 학교전담경찰관(SPO) 22명을 투입했습니다.”
강남 학원가에서 마약 성분이 섞인 음료를 10대 학생들에게 나눠준, 일명 ‘마약음료’ 사건 이후, 일선 경찰서들엔 비상이 걸렸다. 윤우한 서울 노원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계장(경감)도 마찬가지다. 특히 노원구는 관내에만 학교가 100여개가 위치해 학생들이 마약 범죄에 노출될 위험성이 더욱 컸다.
윤 경감은 마약음료 사건 직후 2주에 걸쳐 ‘특별단속’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서울경찰청으로부터 기동대 100여명을 지원받아 관내 학교 및 중계동 학원거리로 유명한 ‘은행사거리’에 투입했다. 최근엔 일대 PC방과 카페엔 같은 내용이 담긴 컵홀더를 제작해 나눠주기도 했다.
윤 계장은 “단속에 나선 이후 노원구 맘카페에 ‘이렇게 경찰들이 많이 활동하니 마약음료 같은 사건은 걱정할 필요가 없겠다’는 칭찬의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고 했다. 이에 윤 계장은 자치경찰 유공자 7명과 함께 최근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로부터 서울시장 표창과 자치경찰위원회 표창을 수여받았다.
관내 학교에서 진행되는 범죄예방 교육에도 올해부턴 마약예방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독성 범죄 교육은 음주나 담배 문제 위주였다. 마약교육이 오히려 청소년들로 하여금 마약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 계장은 “마약음료 사건 이후 그간 마약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던 학부모들의 인식도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윤 계장은 청소년 대상 마약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봤다. 윤 계장은 “청소년의 경우 판단력이 흐려 미연에 마약범죄의 심각성에 대해 충분히 알려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물론 어른에게도 위험성은 마찬가지겠지만 청소년의 경우 아직 신체가 미성숙한 상태에서 마약을 접할 경우 더욱 빠르게 중독될 수 있다”고 했다.
청소년들 사이 아직 마약범죄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은 것도 교육이 더욱 필요한 이유다.윤 계장은 “여전히 단순 호기심으로 마약을 접하는 청소년들이 많은 것 같다”며 “마약류 의약품인 진통제나 다이어트약 등을 먼저 접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했다.
윤 계장은 “‘출구 없는 미로’와 같은 마약범죄는 지속적인 예방활동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