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아토피피부염 방치하면 성인기 중증으로 발전 가능, 조기 적극적인 치료 필요
-올해 4월부터 JAK 억제제, 생물학적제제 청소년 대상 보험급여 확대
[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아토피피부염은 피부에 발생하는 만성 알레르기 염증성 질환으로, 가려움증이 심한 습진 병변이 피부에 생기는 것이 주된 증상이다. 가려움으로 인한 긁음은 피부 손상과 염증 악화를 유발하고, 이는 다시 심한 가려움증을 야기하면서 악순환이 일어난다. 보통 아토피피부염을 소아기에 발병해 나이가 들면서 저절로 나아지는 질환으로 생각하곤 하는데, 물론 증상이 호전되는 환자도 있으나 청소년기에 증상이 더 악화되고,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환자도 적지 않다.
이처럼 청소년에서 아토피피부염 악화를 경험한 환자 비율이 높고, 이 시기에 질환을 잘 관리하지 못할 경우 성인기까지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청소년기 아토피피부염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JAK 억제제, 생물학적제제 등 아토피피부염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는 염증 물질을 표적으로 억제, 기존 치료제들보다 효과를 획기적으로 높인 새로운 치료제들이 개발되면서 아토피피부염 치료 성과가 크게 개선됐다. 다만 이제까지는 이러한 치료제들에 대한 보험급여가 중증의 성인 환자에게만 적용됐는데, 올해 4월부터 중증의 청소년 환자에게까지 보험급여 적용 범위가 넓어져, 청소년들도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이와 함께 청소년 대상으로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유일한 먹는 약인 JAK 억제제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성인보다 주사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경우가 많고, 학교, 학원 등 바쁜 일정 때문에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주사를 맞기가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경구제가 이점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린버크는 중등증-중증 아토피피부염 청소년 환자가 포함된 허가 기반 임상연구에서 빠르게 피부 병변을 개선하고(EASI 75 도달), 가려움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확인된 바 있다. 특히, 염증 물질이 지나가는 경로를 폭넓게 억제하는 기전에 기반해 투약 1-3일 내로 빠르게 효과를 발현, 청소년 환자들의 가려움증 등을 신속하게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청소년기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 요인이 될 수 있다. 일본 청소년이 포함된 임상연구에서 린버크를 처방받은 29명의 청소년 환자들 중 키 성장이 진행 중인 6명을 대상으로 분석했을 때 키 성장 정도와 속도는 일본 청소년들의 정상 범위 내로 유지됐다.
더불어, 청소년기의 아토피피부염은 얼굴, 두피, 목, 팔다리의 접히는 부분의 피부 병변이 더 심한경향을 보이는데, 임상연구에서 린버크는 얼굴, 목, 팔, 다리 등 노출 부위의 피부 개선 효과가 생물학적제제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나정임 교수는 “그간 아토피피부염은 병원에서도 치료가 잘 안되는 질환이라는 오해가 많았는데, JAK 억제제, 생물학적제제 등이 쓰이기 시작하면서 기존보다 훨씬 좋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며, “보험급여를 받으면 치료비 부담도 덜 수 있는 만큼 심한 아토피피부염으로 고통을 겪는 청소년과 보호자들은 꼭 전문의를 찾아 빠르게 상담해 보기를 권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