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당뇨는 고혈압 등과 함께 가장 잘 알려진 만성 질환으로 꼽힌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Insulin) 호르몬 분비량이 어떤 이유로 저하돼 포도당의 세포 흡수를 방해해 나타나는 것이 당뇨병이다. 즉 흡수되지 않은 포도당이 혈중 과도하게 분포해 혈당 수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각종 이상 증세를 초래하는 것이 특징이다.
췌장 기능이 떨어져 인슐린 분비량이 감소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과도한 음주, 복부비만을 들 수 있다. 음주 후 체내에너지로 탄수화물 대신 알코올이 먼저 사용된다. 만약 음주를 하며 고탄수화물 음식을 안주로 먹을 경우 에너지원으로 소비되지 못해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공복 음주를 경계해야 한다. 급격히 상승한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되는데 이때 혈당 조절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이는 곧 저혈당의 원인이 돼 졸음, 손떨림, 식은땀 등의 증상을 초래한다.
복부비만 역시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 발병을 부추기는 위험 인자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체내에서 포도당으로 전환되는데 잉여 포도당이 남을 경우 팔, 복부, 엉덩이, 허벅지 등에 추적된다. 이로 인해 피하내장 및 장기 사이에 지방층이 형성되는 것을 내장지방이라고 정의한다. 내장지방이 쌓이면 유리지방산이 혈관으로 방출돼 혈관 손상을 부추긴다.
더불어 펩타이드 호르몬이 나타나 인슐린 저항성을 떨어뜨린다. 이처럼 복부비만은 에너지 항상성 교란 요인으로 인슐린 신호 전달 및 지질 조절 이상 등을 초래한다. 일산하이병원 신원식 원장(내과 전문의)은 “이처럼 과도한 음주, 복부비만 등은 당뇨 전 단계 상태의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며 “따라서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지키며 이를 개선하는 것이 당뇨병 예방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금주, 체중 감량을 실천하며 혈당 수치를 꾸준히 측정해볼 필요가 있다. 8시간 이상 공복을 유지한 다음 혈당검사를 해 혈당 수치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사 결과, 혈당 수치가 100~125㎎/㎗ 정도라면 당뇨 전 단계, 즉 ‘공복혈당장애’로 진단할 수 있다. 126㎎/㎗ 이상인 경우 ‘당뇨’라고 볼 수 있는 상태다. 주의할 점은 공복혈당장애가 나타나도 육체적·정신적으로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복혈당장애는 당뇨 발병 가능성이 매우 큰 상태인 만큼 생활습관 개선과 더불어 꾸준한 검진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지난 2~3개월 동안 혈당 수치의 평균값을 구하는 당화혈색소 검사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혈구 내 혈색소가 포도당과 결합해 나타나는 것이 바로 당화혈색소다. 혈중 포도당 수치가 높으면 더욱 많은 당화혈색소 생성이 이뤄진다. 당화혈색소 검사 정상 범위는 4.0~6.0%로, 6.5% 이상이면 당뇨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