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섬임기자] 인구 고령화와 함께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 질환으로 ‘퇴행성관절염’을 꼽는다. 4월 28일은 ‘관절염의 날’이다. 관절염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올바른 치료법을 알리기 위해 대한정형외과학회가 제정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최근 5년 퇴행성관절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수는 연평균 400만 명에 이른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었던 2020년과 2021년 각각 380만2천4113명, 399만4천333명으로 병원을 찾는 인원이 다소 줄었지만 2022년 417만 8천 974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약 4.6%, 2018년과 비교하면 약 7.9%가 증가한 수치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록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2070년이면 한국 인구의 절반은 만 65세 이상 노인이 될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관절염 환자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우울 정도가 2~3배 높고, 전체 환자의 약 1/3이 수면 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꿔 말해 무릎 통증이 사라지고, 보행이 편안해지면 우울감도 사라지고 삶의 질은 훨씬 높아진다. 따라서 노년기 건강한 삶은 무릎 건강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릎에 관절염이 잘 생기는 이유는?=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손상되거나 퇴행성 변화가 생기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관절 질환은 체중부하가 많고, 움직임이 많을수록 잘 생기는데 무릎은 직접적인 체중 부하를 가장 많이 받는 부위에 해당한다. 평지를 걸을 때는 체중의 2~3배, 계단을 오를 때는 체중의 6~7배, 격렬한 움직임이나 스포츠를 할 때는 무려 체중의 9배에 달하는 힘을 받아내야 한다.

그런데 무릎은 크고, 움직임이 많고, 체중 부하가 크며 초기에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특징이 무릎 질환을 빈번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더구나 연골은 바늘로 찔러도 아픈 줄 모르고, 연골 손상되어 닳아도 알 수 없어 관절염 증상을 방치하기 쉽다. 따라서 무릎이 평소와 달리 붓거나 삐거덕 거리는 신호가 오면 병원을 찾아 조기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병원인 바른세상병원 허재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관절염은 아팠다 안 아팠다를 반복하며 통증이 경미한 상태로 악화되기 때문에 자칫 증상을 간과할 수 있다. 한번 손상된 연골은 스스로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심한 통증이 아니더라도 무릎에서 평소와 다른 통증이 느껴진다면 병원을 찾아 점검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무릎이 보내는 이상 신호=퇴행성관절염이 생기면 관절을 움직일 때 연골과 뼈가 부딪치는 소리가 나고, 관절을 움직이면서 손으로 만져보면 무언가 만져지는 느낌이 든다. 또 무릎 관절 모양이 변형되거나 걸음걸이가 달라지기도 한다. 또한 저녁과 잠자기 전 통증이 심해져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무릎 관절염의 진단은 환자의 병력 청취와 이학적 검사, X-RAY 검사를 통해 진행되는데, 연골의 손상이 심해질수록 관절 사이의 간격이 좁아지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진단한다.

[김태열의 생생건강S펜] 노년기 건강한 삶의 적(敵), ‘퇴행성관절염'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될수록 관절 간격이 좁아진다 [사진 제공: 바른세상병원]

무릎 관절염은 연골 손상 정도에 띠리 4단계로 구분하는데, 연골 마모가 시작되는 관절염 1기는 약간의 통증만 있을 뿐 보행하는데 지장이 없다. 2기부터는 관절 간격이 명확하게 좁아지면서 계단이나 경사진 곳을 걸을 때 통증을 느끼고, 3기가 되면 비정상적인 뼈가 자라면서 통증이 잦아 지고 평지를 걸을 때도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2기와 3기를 묶어 중기로 구분하기도 한다. 퇴행성관절염 말기인 4기가 되면 연골 손상이 심해 뼈가 뼈가 맞닿은 상태가 되어 극심한 통증과 관절의 변형이 심해진다.

▶무릎 관절염, 예방이 가장 좋은 치료=퇴행성 관절염은 더 나빠지지 않게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이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릎 퇴행성관절염 치료는 빠를수록 치료방법이 간단하고 예후도 좋다. 초기, 중기 관절염이라면 약물치료, 주사치료와 더불어 체중조절과 운동, 생활 습관 변화 등을 통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심하거나 말기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된 경우 손상된 부위를 제거하고 인공관절로 대체해주는 인공무릎관절치환술 시행해야 한다.

무릎 관절염의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자신의 무릎 건강 상태를 잘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무릎에서 통증이나 부종, 불편감 등의 이상 신호가 느껴진다면 증상을 방치하거나 미루기 보다는 전문의에게 자신의 무릎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또한 평소 무릎 주변의 근력을 키우는 것이 좋다. 무릎 주변의 근력이 강화되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무릎 연골로 영양분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연골의 마모속도는 느려지고 관절은 튼튼해지기 때문이다.

[김태열의 생생건강S펜] 노년기 건강한 삶의 적(敵), ‘퇴행성관절염'

일반적으로 무릎 관절염에 좋은 운동으로는 실내자전거와 걷기 운동을 추천한다. 하지만 해당 운동을 하면서 통증이 느껴진다면 해당 운동을 지속하지 말고, 주치의에게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추천받는 것이 좋다. 그리고 평소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가는 반복적인 작업이나 쪼그려 앉기, 양반다리 등의 생활습관은 피하고, 자신에게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허재원 원장은 “만성적인 무릎 통증은 외부 활동에 제한을 주기 때문에 심혈관계 질환이나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고통을 참기보다는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나빠지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생활 속 관절 건강 지키는 방법 10]

① 운동 전에는 반드시 경직된 관절과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실시한다.

② 심하게 뛰거나 갑작스럽게 방향을 전환하는 운동은 피한다. 자전거 타기, 걷기 등 관절 근육을 단련 시키는 운동을 자주 한다.

③ 체중 관리는 필수! 정상 체중을 유지해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야 한다.

④ 굽이 높은 신발은 피하고, 2~3cm 정도의 적절한 굽에 바닥에 쿠션이 있는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⑤ 관절은 추위, 습기 등에 민감하므로 항상 관절을 따뜻하게 해준다.

⑥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는 피하고, 집안 일을 할 때는 가능한 테이블이나 식탁 등을 이용해 의자에 앉은 자세에서 편안하게 한다.

⑦ 욕실 바닥은 물기를 제거하고 미끄럼방지 패드 등을 이용해 미끄럽지 않게 주의한다.

⑧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서 있지 않는다.

⑨ 가능한 무거운 물건을 들지 않는다.

⑩노화가 시작되는 20대 후반부터 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콩, 된장, 멸치 등)을 섭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