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의 매물 폭탄으로 하한가를 기록했던 종목들의 유동주식 비율은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50%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거래가 비중이 높은 데다 상대적으로 유통주식수가 적어 주가 변동성도 큰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 주식 수가 적은 이른바 '품절주'는 작은 수급 변화에도 주가가 출렁이기에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의 매물 폭탄으로 최근 하한가를 기록했던 8개 종목들의 평균 유동주식 비율은 40.55%로 집계됐다. 유동비율이란 발행주식수 중에서 실제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주식수의 비중을 말한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전체 상장법인의 유동비율(2016년 기준)이 58.1%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10%포인트 넘게 차이 난다. 비유동주식의 대부분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 주식 수가 30% 이하인 이른바 '품절주'는 2곳이다. 현재 서울가스의 유동비율은 24.14%로 서울도시개발(외 24인)의 최대주주(51.83%)가 더 많이 갖고 있는 상태다. 대성홀딩스 역시 김영훈 외 1인(72.74%) 등을 제외하면 유동비율이 27.26%밖에 되지 않는다. 다우데이타(33.08%), 하림지주(35.07%), 선광(38.31%)은 30%대 수준으로 전체 평균치에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날 하한가에서 벗어난 세방, 다올투자증권은 8곳 중에서 상대적으로 유동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특히 유동비율이 71.75%인 다올투자증권은 안정을 찾아가는 양상이다. 주가는 전날 대비 4.89% 내린 3110원에 장을 마쳤다. 유동비율 50%를 밑도는 세방(49.45%)도 간신히 하한가를 피했다.
유통 주식 수가 희박하면 소규모 매매만으로도 주가가 출렁인다. 일각에서는 시가총액이 절반으로 줄 경우 유동성은 제곱으로 증가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특히 '품절주'는 물량이 많지 않아 시세조종의 표적이 될 위험도 크다. 특별한 이슈나 펀더멘탈의 변화 없는 주가 변화인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때문에 최근 증권가를 도는 소문 역시 유동비율과도 관련성이 깊다. 특정 작전 세력이 SG증권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사용해 유통주식 수가 적은 기업만 골라 주가를 끌어올리다 롤오버(금융기관이 상환 만기에 다다른 채무의 상환을 연장하여 주는 조치)에 실패하면서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는 추측도 도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에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SG증권을 통해 매도 물량이 쏟아진 종목과 관련해 이번 거래가 정상적인 거래였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작전세력이 개입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