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환대출플랫폼, 수수료율 최소·최댓값까지 공시한다 [머니뭐니]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오는 5월부터 시행 예정인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플랫폼사가 입점사에 대한 수수료율의 최솟값과 최댓값을 모두 공시하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환대출 플랫폼에 뛰어든 다수 기업의 ‘완전 경쟁’을 유도하고, 그간 플랫폼사가 과도한 수수료율을 적용한다며 항의했던 입점 금융사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대통령까지 나서 금융권의 ‘완전경쟁’을 압박하고 있는 만큼 이번엔 대환대출 플랫폼을 꼭 성공시키겠다는 당국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입점사 수수료율 최솟값·최댓값·금액가중평균치까지 공시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르면 5월부터 시행될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플랫폼사가 입점사에 적용하는 수수료율의 최솟값과 최댓값을 모두 공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애초 핀테크와 금융사 사이에서는 대환대출 플랫폼이 수수료율의 평균값 정도만 공시하지 않겠냐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당국에선 이를 넘어 최솟값·최댓값 그리고 대출금액을 가중시켰을 때의 평균 수수료값까지 공시하는 방향으로 대상을 넓혔다.

이처럼 공시 대상 수수료율의 범위를 넓힌 것은 대출 중개 플랫폼이 1금융권과 2금융권에 차별적인 수수료율을 부과한다는 제2금융권의 불만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은행 대출상품에는 적은 수수료율을 부과하지만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및 캐피털 대출상품에는 높은 수수료율을 부과한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오프라인상으로 대환대출할 때 플랫폼과 금융사가 개별적으로 수수료를 협상하지 않냐”며 “‘개별적 협상’이라는 원칙은 크게 바뀌지 않고 공시를 보다 구체적으로 하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하나의 플랫폼에서 은행, 저축은행, 캐피털 등 여러 금융사의 대출상품을 비교하고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게 하는 비대면·원스톱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이 활성화되면 기존 대출 금융사는 차주 유출을 막기 위해, 신규대출 금융회사는 차주를 유치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인하하게 된다. 금융소비자는 은행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이자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1년부터 대환대출 플랫폼을 출범시킬 계획이었으나 은행들이 중개 수수료 문제로 플랫폼업체에 종속될 수 있다며 반기를 들어 무산됐다. 하지만 이내 금리 인상이 가팔라지면서 경쟁적으로 대출금리를 낮출 수 있는 대환대출 플랫폼이 재논의됐다. 정치권에서도 은행권의 과점을 깨기 위한 금리경쟁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오는 5월까지 반드시 대환대출 플랫폼을 출범시키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 공시로 저축은행 달래기…완전경쟁도 유도

금융당국의 이번 공시 방안으로 2금융권의 불만을 상당수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대환대출 플랫폼 출범의 장애물로 작용했던 수수료율 공시 문제가 사라진 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은 협상력이 높기 때문에 수수료가 적지만 저축은행은 그렇지 못해 수수료율이 높다는 불만을 제기해왔다”며 “수수료율의 최솟값과 최댓값 그리고 가중평균치까지 제공하면 플랫폼사가 실제 어느 정도의 수수료율을 부과하고 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공시가 플랫폼사 간 완전경쟁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토스, 카카오페이, 핀다 등 상위 3사가 대출 중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신한은행을 비롯해 각종 카드사까지 플랫폼에 뛰어들면 경쟁 압력이 생겨 콧대 높은 플랫폼사들이 예전만큼 수수료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환대출 플랫폼의 구체적인 윤곽이 나타나며 핀테크사들은 발 빠르게 플랫폼 출범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 핀테크 관계자는 “대출 중개시장에서 토스·카카오페이의 점유율이 워낙 높아 고민이 큰 상황”이라며 “수수료율 인하와 적극적인 홍보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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