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찢고 간 빼갔다” 남아공 백상아리 떼죽음, ‘그 녀석들’ 짓이었다
백상아리.[EPA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공격은 외과 수술처럼 정교했다." (해양 생물학자 랄프 왓슨)

사납기로 이름난 백상아리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근해에서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 최상위 포식자 범고래 한 쌍의 공격으로 추정된다.

6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더시티즌에 따르면 지난주 케이프타운에서 동남쪽으로 150km 떨어진 간스바이 해안 내 백상아리 10여마리의 사체가 발견됐다.

사체들은 하나같이 가슴 부위가 찢긴 상태였다. 간이 없었다.

현지 과학자들과 해양 생물학자들은 백상아리를 습격한 주범으로 범고래 한 쌍을 지목했다. 이름은 '포트'와 '스타보드'다. 지난 2015년 케이프타운 근해에서 발견된 이 범고래들은 주로 돌고래나 백상아리보다 작은 상어 종을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고래는 특유의 외모로 인해 종종 오해를 받지만, 바닷가에서는 상대를 찾기 힘들 만큼 힘과 지능이 좋다. 영어권에서는 킬러 고래(Killer Whale)로 칭해질 정도다.

현지 해양 동물 보호단체에서 상어를 연구하는 앨리슨 타우너는 "상어 사체를 보면 가슴 지느러미에 범고래 이빨 자국이 있다"고 했다.

해양 생물학자 랄프 왓슨은 "지금껏 20마리의 백상아리 사체를 발견했다"며 "상어의 간은 영양가가 매우 높다. 포트와 스타보드의 공격 기술은 외과 수술처럼 정교했다"고 했다.

다만 포트와 스타보드의 공격이 남아공 근해 백상아리 개체 수에는 영향을 크게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왓슨은 "범고래 두 마리가 백상아리 한 종을 멸종시키기는 쉽지 않다"며 "매년 수십만 마리 상어가 바다에서 잡히는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