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노동 관행 개선’ 법개정 추진
민주노총·한국노총 모두 거센 반발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정부가 조합원 1000명 이상 노동조합을 대상으로 ‘노조회계 투명화’ 법개정을 추진하면서 정부와 노조계 간 대립이 거세질 전망이다. 노조 관계자들은 노조 회계를 둘러싼 정부의 행보가 “노조 흠집내기”라며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3일 노동계 등에 따르면 전날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불합리한 노동관행 관련 법·제도 개선방향’에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성명을 통해 정부의 행태가 “노조운영과 노사관계에 공권력이 개입하여 사용자와 자본가를 대신해 자본의 이익을 관철시키려는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노조흠집내기, 노조재정 압박하기를 통한 신종 노조탄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한국노총은 “양대노총 지원비의 몇 배가 넘는 689억원을 지원받는 사용자단체의 국고보조금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하라는 요구에는 답이 없다”며 정부의 ‘눈 가리고 아웅’식 정부 정책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고용부는 이번 발표에서 조합원이 1000명을 넘는 노조는 공인회계사에게 회계감사를 맡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노조 회계에 대한 검증과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노조 조합원들이 총회에서 회계감사원을 직접 선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회계감사원 자격은 공인회계사나 회계법인, 재무·회계 관련 업무 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한정하고, 이들이 노조 임원을 겸직해선 안 된다.
민주노총도 “노동 개혁의 목표는 노조 탄압”이라며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논평을 내고 “조합원이 아닌 외부에 노동조합 활동에 관한 세부자료를 넘기라는 것은 그 자체로 노동조합 자주성 침해 문제”라며 “노동조합에게는 없는 법도 만들어서 탄압하겠다는 정부 계획은 윤석열 정부 노동개혁의 속내를 그대로 보여줬다”고 했다.
정부와 양대노총 불투명 회계 논란은 최근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정부는 노동개혁의 일환으로 일정 규모 이상 노조에 재정 운영 자료를 제출하도록 했지만 노동계는 자료 제출에 불응하는 방식으로 집단 반발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1∼15일 조합원 수 1000명 이상 단위 노조와 연합단체 327곳에 회계 관련 자료를 요청한 결과 120곳만이 정부의 요구에 따라 자료를 제출했다.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윤 정권 들어서면서 일부 노조를 강성노조라고 규정지으면서 공세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며 “ 노동조합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양대노총이 정부를 향한 비판보다 불신을 줄이기 위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조 입장에서 자주성 침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노조가 그동안 사회에 신뢰를 주지 못했던 면이 크다. 정치적이고 돈을 마음대로 쓴다는 인식이 있다”며 “그동안 양대노총이 현실적으로 회계장부 관리·감독을 못했기 때문에 투명성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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