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일정서 金 전통지지층 호소, 安 대구 인연 강조

‘金 울산 의혹’ 네거티브도 계속…黃 반사이익

千, TK 의원 호명하며 개혁보수 선명성 강조

與전대 막판 ‘50% 전쟁’…金 “결선은 없다” 安·千·黃 “내가 2위 티켓”
국민의힘 김기현(왼쪽부터)·황교안·천하람·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민의힘 3·8전당대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주자들이 막판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김기현 후보는 본선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 득표해 당선을,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는 결선투표 진출권을 손에 넣기 위해 연일 각을 세우고 있다. 김기현 후보를 필두로 한 ‘1강 3중’과 김기현·안철수 후보가 경쟁하는 ‘2강’ 구도 사이를 오가는 당권구도가 막바지에 다다르며 어떻게 재편될 지도 관심이 쏠린다.

김기현, 나경원과 일정 소화…안철수, 아내와 대구행

29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김기현 후보는 전날 나경원 전 의원과 대구·경북(TK) 일정을 소화하며 전통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김 후보와 나 전 의원은 서로를 ‘대통령과 호흡을 맞출 지도부’ ‘정통 보수의 심장’으로 소개하며 전통 지지층에 호소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대구시 청년당원들의 김 후보 지지 선언 행사에서 마이크를 잡고 “윤석열 정부 집권 2년 차는 각종 기득권 카르텔을 깨고 여러 개혁을 완수해야 할 시기”라며 “대통령과 정말 호흡을 맞출 지도부가 들어서서 그 지도부가 대통령의 개혁을 힘 있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나 전 의원에 대해 “때로 큰일을 위해 본인의 판단을 뒤로 유보하면서 그야말로 선공후사한 분”이라며 “보수를 지켜온 정통 보수의 심장”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한나라당으로 정계 입문해 탄핵 이후에도 당적을 지켰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올해 초까지만 해도 유력 당권주자였던 나 전 의원의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한 표현이다. 나 전 의원은 앞서 출마를 저울질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과의 갈등 끝에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특히 김 후보는 나 전 의원과 예비경선(컷오프)에서 탈락한 당권주자인 조경태 후보에 이어 윤상현 후보로부터 지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윤 의원은 중립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후보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 초기 대구 의료봉사를 통해 맺은 지역과의 인연을 전면에 내세웠다. 안 후보는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함께 의료봉사를 한 아내 김미경 교수를 대동했다. 안 후보는 “사실 제 아내가 연설회 참석한 적이 없었는데, 대구만은 오고 싶다고 해서 오늘 함께 왔다”며 “저 안철수, 이렇게 다시 돌아와서 진정성을 담아 제대로 큰절 올리겠다”며 큰절을 했다. 행사장 내 플래카드에도 2020년 대구 동산병원에서 의료봉사를 하던 당시 사진을 내걸었다.

나경원·안철수 배우자까지…막판 지지층 결집하는 與전대[이런정치]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

‘울산 의혹’ 공방도 계속…천하람, 기득권 때리기

김기현 후보에게 제기된 ‘울산 토건비리 의혹’도 선거운동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격화되고 있다. 김 후보는 앞서 국가수사본부에 직접 수사를 의뢰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 대응까지 거론했지만, 상대 주자들은 아랑곳않고 ‘도덕성’을 고리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당 의혹을 전대 과정에서 가장 먼저 제기한 황교안 후보는 27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보통 자신 있으면 고소 고발을 하죠. 수사 의뢰라는 것은 국수본에 기대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황 후보는 “이재명 대표를 보시라. 그런 문제를 가지고 대표가 되니까 당의 일을 못하고 계속 법정 쫓아다니고 수사기관 다니고 해야 되지 않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안철수 후보는 28일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SBS 라디오에서 “(김 후보가) KTX 땅 말고도 다른 땅도 많이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만약에 (김 후보가) 당선이 된다면, 내가 민주당을 워낙 잘 알아서 그러는데 선거 마지막 날까지도 이걸로 계속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도 “지금이 보수가 진보에 대해 도덕적 우위를 입증할 절호의 기회”라며 김 후보의 도덕성을 문제삼았다.

김 후보도 반박을 거듭하고 있다. 그는 합동연설회에서 “민주당이 땅값 올리려고 김기현이가 도로 계획 변경했다고 헛소리하는데 그 계획 세운 게 김기현이 쫓아내려 선거공작했던 민주당 송철호 울산시장”이라고 했다.

천하람 후보는 “지금 TK 민심은 윤핵관 권력 암투와 이재명의 부도덕보다도 TK 국회의원의 보신주의와 무능함을 지적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TK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일부가 나경원 전 의원의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압박하는 ‘초선의원 연판장’에 이름을 올린 점을 비판했다.

천 후보는 국민의힘 텃밭에 지역구를 둔 다선중진 의원과 지도부 의원, 윤핵관 등을 험지에 출마시키겠다는 공천안을 내놓는 등 당 내 기득권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며 개혁보수로서의 선명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나경원·안철수 배우자까지…막판 지지층 결집하는 與전대[이런정치]
국민의힘 김기현(왼쪽부터)·천하람·황교안·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지지자 및 참석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

출렁이는 여론조사…수도권·TK에 전체 당원 59%

당권주자 간 경쟁은 이번주 후반부를 향할수록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TK 합동연설회에 이어 4일에는 수도권인 서울·경기·인천 지역 합동연설회가 있는데, 두 지역의 책임당원 비율은 전체의 58.8%를 차지한다. 게다가 3월3일에는 마지막 TV토론이 예정돼 있다.

변화가 감지되는 당권주자 경쟁 구도도 새롭게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구도는 과반 이상 득표자 없이 김기현·안철수 후보의 ‘2강’ 구도와 김 후보 및 다른 후보들의 ‘1강 3중’ 구도를 오가는 양상이다. 처음으로 결선투표제를 도입한 이번 전대에서는 3월8일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간 추가 여론조사를 실시해 최종 당선자를 선출하게 된다.

조원씨앤아이가 CBS노컷뉴스 의뢰로 지난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의힘 지지층 613명을 대상으로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김기현 후보가 49.3%로 1위를 차지했다. 안철수 후보가 24.1%, 천하람 후보가 12.0%, 황교안 후보가 10.7%로 나타났다. 지지 후보가 없거나 잘 모르겠다고 답한 비율은 3.8%다. 양자대결에서는 김 후보가 경쟁 후보들에게 모두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넥스트리서치가 MBN·매일경제신문 의뢰로 24~25일 전국 18세 이상 국민의힘 지지층 2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김 후보 33.1%, 안 후보 23.6%로 오차범위 이내 경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뒤를 이어 황교안 후보 10.0%, 천하람 후보 6.1% 순이었다. 같은 업체가 이달 초 실시한 1차 조사(4~5일)에서는 안 후보가 36.0%, 김 후보가 25.4%였는데 순위가 뒤바뀌었다. 특히 ‘울산 의혹’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정통 보수를 강조하는 황 후보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