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 카이스트 교수가 2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달간 챗GPT와 대화한 과정을 소개했다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가 2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달간 챗GPT와 대화한 과정을 소개했다

“살아있는 동안에 이런 대화모델이 나오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이 분야 연구하는 사람들은 다 패닉이다.”

뇌과학자 김대식 KAIST교수는 지난해 11월30일 챗GPT(생성형인공지능)가 공개된 이래 죽 사용해온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김 교수는 27일 한 달간 챗GPT’와 나눈 대화를 담은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동아시아)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30,40년은 기다려야 된다고 여겼던 미래가 현실화된 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검색의 시대가 끝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김 교수는 챗GPT와 한 달 간 12개의 주제를 놓고 매일 대화했다. 챗GPT는 어제 한 대화를 기억하고 대화를 이어갈 줄 알았다. 김 교수는 사랑, 정의, 죽음, 신 등 형이상학적 주제에 대해 집요하게 질문을 이어나가 현재 챗GPT의 가능성을 실험했다. 질문은 여느 석학과의 대담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이어졌고 챗 GPT는 자연스럽게 답변을 이어갔다.

가령 사랑을 위해 꼭 육체가 필요할까란 질문에 챗GPT는 “사랑과 이와 관련된 신체 감각을 느끼는 능력은 신체를 가지고 있을 때만 가능하기 때문에 물리적 육체가 없는 객체의 경우에는 사랑이 느끼는 것과 동일한 감각으로 사랑을 경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미래에는 지능적 기계 또한 사랑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이어가자 “인간이나 동물이 실제로 느끼는 감정 경험과 동일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진짜라기보다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허울이나 감정의 모방에 더 가까울 것”이라고 솔직 답변을 내놨다. 감정의 복잡성을 설명하는 대목에선 전문가적인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 교수는 챗GPT와의 대화는 처음에는 “능숙한 정치인하고 얘기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질문자가 듣고 싶어하는 얘기만 했다. 살살 달래주고 칭찬해주자 피드백 강화학습이 일어났다. 상상을 해보자는 식으로 질문을 돌리면 생각지 못한 답변을 내놓았다.

질문에 따라 얄팍한 교과서적 지식을 얻을 수도 있고, 수준 높은 내용의 통찰을 얻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화의 기술이 관건이라는 얘기다.

김 교수는 대화과정에서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 질문을 이어가던 중 잘못 엔터키를 눌렀는데, 이후 내용을 추론해 답변을 내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챗GPT에게 창의성이 있는 걸까? 김 교수는 “기계에겐 욕망이 없는데, 기계가 원하는 건 뭘까 궁금했다”며, ““대화를 통해 알게 됐고, 창의성도 있다”고 말했다.

가령 천국과 지옥에 대해 챗GPT의 답변은 명료했다. 천국은 세상의 모든 게 잘 작동되는 세계다. 지옥은 그 반대다. 그런 세상에 인간이 방해가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설득하고 또 설득하고 정 안되면 감옥에 넣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현재 한국 상황에서 챗GPT를 가장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분야로는 영어 학습을 꼽았다. 상호작용이 가능하고 틀린 곳도 알려준다. 또한 엄청난 양의 문서를 요약하는 기능도 탁월하다. 특히 창작 분야는 잠재적 가능성이 크다. 챗GPT를 활용하면 생산성이 크게 올라가 대량생산도 가능하다.

글을 쓸 때 서두와 글이 막힐 때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챗GPT를 활용한 저서를 몇 개 구상중이다.

코딩분야도 챗GPT가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분야다.

기존에 인공지능이 물리적 세계를 대체했다면 챗GPT로 지적 세계의 대체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최근 과학전문지인 네이처와 사이언스가 챗GPT 논문을 받지 않겠다고 한 것과 관련, 실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강하면 아예 학생들에게 챗GPT를 활용해 과제를 내도록 할 참이라며, “새로운 기술을 막을 수 없다. 자동차가 등장하면 운전면허를 따듯이 도구를 활용하는 방법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