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 LG아트센터 서울 개막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배우 박해수가 5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다. 그 사이 TV에선 주연급 배우로 자리매김했고,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수리남’을 통해 세계 무대에서도 눈도장을 찍었다.
박해수는 지난 21일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진행된 연극 ‘파우스트’(3월 31일~4월 29일) 제작발표회에 참석, “연극에 출연하지 않은 5년간 무대 생각이 간절했다”는 말로 복귀 소감을 대신했다.
연극 ‘파우스트’는 독일 문학의 거장 괴테가 60년에 걸쳐 완성한 대작이다. 파우스트 박사가 악마 메피스토와 ‘위험한 계약’을 맺으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박해수는 악마 메피스토를, 유인촌은 파우스트를 연기한다.
박해수는 “‘파우스트’가 내게 찾아와 준 것 같다”며 “유인촌 선배와 양정웅 연출과 함께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시 무대에 서는 작품이 ‘파우스트’의 메피스토 역이라 감사해요. 쉬운 역할이 아니기에 두렵고 무섭기도 해요. 즐거운 악몽을 꾸고 있습니다. 괴테의 세계관에 살면서 그것을 파헤치며 놀고 있는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어요.” (박해수)
대선배 유인촌과 한 무대에 서는 것도 박해수에겐 남다른 의미다. 그는 ‘더 코러스:오이디푸스’로 2012년 제48회 동아연극상에서 유인촌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유인촌신인연기상을 받기도 했다.
“선생님과 처음 식사하는 자리에서 ‘선생님이 주신 상을 받았다’고 말씀드렸어요. 기억해주셔서 영광이었어요. 선생님의 언어에 대한 멋진 화술적 연기를 보며 자랐는데, 이번에 첫 리딩에서 마주하고 오케스트라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진심으로 소름이 끼치더라고요. 나중에 공부하려고 조용히 녹음했어요.(웃음) 국어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고 있고, 계속 배우는 과정입니다.”
박해수의 메피스토는 파우스트에게 젊음과 쾌락을 주는 대사로 그의 영혼을 요구하는 존재다. 그는 “‘파우스트’에선 악인이 반드시 악인으로 그려지지 않는 것이 놀라웠다”며 “선악이 불분명하지 않은 요즘 시대에 ‘즐기고 감각적으로 행동하라’는 메피스토를 조금 더 세밀하게 만들어 관객과 공감대를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1996년 메피스토를 연기했던 유인촌은 이번 무대에서 파우스트와 처음 만난다. 그는 “최고의 지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더 열망하는 파우스트 박사는 연기하기 어려우면서도 표현할 게 많은 매력적인 배역”이라며 “학식이 높고 종교적으로 빠져있는 이 인물을 어떻게 그릴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메피스토와의 거래로 시간을 거스르는 ‘젊은 파우스트’는 박은석, 그와 운명적 사랑에 빠지는 그레첸 역은 원진아가 맡았다. 연극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진아는 “무대는 마냥 꿈 같고, 환상 같은 느낌이었다. ‘파우스트’ 제의를 받고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연극은 고전을 현대적 해석에 탁월한 감각을 보여온 양정웅이 연출을 맡았다. 파우스트의 비극과 그레첸의 사랑이 이번 무대의 큰 줄기다.
양 연출은 “‘파우스트’는 지금 시기에 가장 필요한 연극이다”며 “끊임없이 욕망을 향해 질주하는 현대사회에 많은 질문과 감동을 던져줄 작품이다”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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