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천연가스와 원유 간 가격 차별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천연가스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가격 상승 가능성이 제한적이지만 국제유가는 러시아산 감산과 중국 리오프닝으로 상방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20일 “지구온난화로 인해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기에 천연가스 가격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국제유가의 경우 러시아산 감산에 따른 공급 차질 가능성이 커졌으며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회복 강도가 예상보다 높다면 상방 압력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재시장에서는 에너지 가격별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에너지 섹터 내 천연가스 가격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 천연가스 가격은 100만BTU당 2.275달러로, 전주 대비 9.51% 하락했다. 반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76.34달러로, 전주 대비 4.24% 하락에 그쳤다.
천연가스 가격의 약세는 온화한 날씨에 따른 안정적인 재고 수준 때문이다. 유럽은 노르웨이로부터 하루 330㎥ 가스를 지속적으로 공급받고 있고, 북유럽 천연가스 재고도 현대 6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2월 천연가스 재고는 5개년 평균치를 16%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최근 미국 프리포트(Freeport) 액화천연가스(LNG)항이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로부터 일부 운영 재개 승인을 받은 점도 유럽 천연가스 가격 하방 압력을 높였다”며 “프리포트는 3월이 돼서야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유가는 러시아의 감산 소식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장기화에 따른 경기 둔화와 수요 감소 우려로 전주 대비 하락했다.
그러나 국제에너지기구는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원유 수요 회복을 이유로 올해 원유 수요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제트유 수요는 2019년의 90% 수준까지 회복할 예정이다.
천연가스 가격 하락으로 인해 아연 및 알루미늄과 농산물 가격도 안정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유럽의 아연 및 알루미늄 제련소 운영이 중단됐는데 천연가스 가격 급락으로 유럽의 제련소 재가동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그러면서 “천연가스 가격 급락으로 비료 가격도 2021년 10월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격화로 흑해 곡물 수출 협정 중지 가능성이 커졌지만 곡물 수출량이 이미 제한되고 있어 협정 중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