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 강원 제외하고 모두 매물 감소
경기 -7.9%, 서울 -6.7%
은마아파트 한달 새 77건이나 감소
규제완화 기대감 지속…매도자들 “일단 관망”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정부의 각종 규제완화 및 특례보금자리 등 지원 소식에도 부동산 시장에 반등의 기미가 좀처럼 감지되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물이 크게 줄어드는 모양새다. 매도자들이 기대감을 가지고 시세보다 싸게 내놓은 매물을 회수하면서 매물량이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한달 전 대비 아파트 매매 매물은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 시도에서 모두 감소했다. 경기도의 경우 11만1348건에서 10만2587건으로 가장 큰 감소폭(-7.9%)을 기록했고, 대전(-7.6%), 세종(-7.4%), 부산(-7.3%), 경남(-7.0%)이 뒤를 이었다. 서울 역시 5만4443건에서 5만812건으로 한달 전보다 매물이 6.7%나 쪼그라들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을 자치구별로 들여다보면 해마다 만 건 안팎의 거래량을 기록하는 강남구, 노원구, 송파구 중 송파구를 제외하고 매물이 크게 줄었다. 지난달 28일부터 최근 한달 기록을 봤을 때 강남구는 4420건에서 3929건으로 매물이 11.2% 감소했고, 노원구도 4033건에서 3743건으로 7.2% 급감했다. 송파구(-0.5%)는 앞선 두 자치구보다 매매 매물 감소가 눈에 띄지는 않았다.
같은 기간 서울시내 개별 단지 매물 감소폭은 더 두드러진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동부센트레빌은 매물이 41건에서 20건으로 절반 이상 줄었고, 강남 재건축 대표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195건에서 118건에서 매매 매물이 급격히 감소했다. 강남구 개포동은 경남아파트와 디에이치아너힐즈 매물이 각각 40% 넘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송파구는 대단지 위주로 매물 감소가 눈에 띄었다. 2600가구가 넘는 잠실동 레이크팰리스는 180건에서 127건으로 매물이 한달 만에 53건 줄었고, 4500가구 대단지인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은 같은 기간 59건에서 33건으로 44.1% 급감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급매물, 급급매물을 거둬들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매도자들의 경우 둔촌주공 계약률이나 다른 단지에 붙는 프리미엄 등을 살피면서 시장 상황을 좀더 관망하겠다는 눈치”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이달 3일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고, 2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중과 배제 등 세제 감면안을 발표했다. 여기에 금리상승기 서민·실수요자의 금리변동 위험을 덜어주기 위해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정책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은 오는 30일부터 신청을 받는다. 주택금융공사는 시장금리 상황 등을 반영해 예정보다 0.5%포인트 낮춘 금리로 특례보금자리론을 운영하기로 했다. 금리는 일반형 연 4.25~4.55%, 우대형 연 4.15~4.45% 수준이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3년 1월 4주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31% 하락해 직전주(-0.35%)보다 낙폭이 줄었다. 서울 아파트값 하락률은 작년 12월 말 -0.74%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후 한 달 가까이 낙폭이 축소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