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선전했지만 판매량은 보이그룹 절반
하이브, BTS '군백기' 실감중
와이지, 블랙핑크 선전에도 지지부진
JYP·에스엠, 스트레이키즈·NCT드림으로 우상향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지난해 엔터업계에는 블랙핑크를 필두로 에스파와 뉴진스 등 걸그룹의 선전이 여느 때보다 두드러졌지만, 결국 주가 성패는 보이그룹에서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블랙핑크의 앨범 판매량은 스트레이키즈나 NCT드림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19일 4대 엔터주의 지난 1년간 주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스트레이 키즈의 활약이 두드러진 JYP Ent.는 꾸준히 우상향했으며, 에스엠은 지배구조 이슈에도 전년대비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하이브는 걸그룹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BTS 군입대 타격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 선전에도 고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코로나 시기를 겪으면서 성공 확률이 상대적으로 희박한 보이그룹보다 대중성 확보가 쉬운 걸그룹으로 엔터사의 공급이 몰린 바 있다. 블랙핑크와 트와이스가 건재한 가운데 에스파, 뉴진스, ITZY, 아이브 등 신인급 걸그룹들은 연일 앨범과 유튜브 기록을 새로 썼다.
그러나 걸그룹이 뛰고 날았어도, 지난해 앨범 판매량은 보이그룹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써클차트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량 상위 아티스트는 BTS(582만장), 스트레이 키즈(569만장), NCT 드림(566만장), 세븐틴(558만장) 순으로 총 4팀이 5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반면 걸그룹은 '전성시대'를 맞았다는 평에도 보이그룹의 판매량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블랙핑크는 ‘BORN PINK’ 앨범으로 걸그룹 최초 더블 밀리언셀러에 등극했으나 총 278만장 수준이었으며, 에스파와 아이브, ITZY가 밀리언셀러에 올랐으나 200만장 수준이었다.
보이그룹에 대한 강력한 팬덤과 티켓파워가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지난해 이후 크고 작은 이슈에도 이같은 주가양상은 지속되고 있다. 하이브는 르세라핌과 뉴진스 등 걸그룹이 빠르게 자리잡았지만 BTS가 순차적으로 군에 입대함에 따라 최고의 보이그룹 부재를 실감하고 있다.
와이지도 블랙핑크라는 대형 걸그룹이 있지만, 빅뱅 이후 후속 대형 보이그룹 부재가 계속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베이비몬스터(걸그룹)로 주목받지만, 지드래곤 등 남은 보이팀의 해외공연과 트레저의 선전이 필수적이라는 평이다.
에스엠은 지배구조 이슈가 있지만, 결국 NCT 드림이라는 확실한 카드가 장기적인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 JYP 역시 ‘넥스트 BTS’로 주목받는 스트레이 키즈로 지난해 연중 우상향을 유지했다. 스트레이키즈는 BTS에 이어 단일 앨범 판매량이 300만장을 넘었으며, NCT드림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중국 리오프닝 등으로 해외공연 시장이 정상화되면, 매출과 이익 측면에서 보이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한령 영향을 받기 직전이었던 2016년 기준 에스엠, 와이지의 중화권 매출 비중은 각각 10%, 21%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