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동행지수 팬데믹 후 최대폭 락…선행지수 감안 시 당연한 귀결
올해 수출·수입 모두 역성장…적자폭 전년比 크게 감소한 270억달러 추정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폭의 적자를 기록한 무역수지가 올해도 수출 수요-단가 하락의 여파로 적자 흐름을 끊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수입 감소로 적자폭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리포트를 통해 “지난해 11월 국내 경기 동행지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했다”며 “건설기성을 제외한 광공업생산, 서비스업생산, 소매판매, 내수출하와 수입액까지 모두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행지수가 1년 5개월째 하락(2021년 7월 정점)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귀결이자,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면서 “고물가와 고금리 지속으로 인한 내수 부담 증가, 주요국 경기 둔화로 인한 대외수요 악화로 국내 경기 둔화가 심화되고 있다. 국내외 경기 선행지수 흐름을 감안해 보면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동행지수 하락과 함께 경기 하강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수출은 6.1% 증가했으나, 하반기로 갈수록 대외 수요 둔화와 단가 하락, 중국의 락다운 등 악재가 쌓이면서 4분기에만 전년 대비 9.9% 감소했다고 했다. 12월만 놓고 봤을 때도 전년 대비 9.5% 감소하며 3개월 연속 악화되는 모습이란 것이다.
올해 수출과 수입 모두 역성장을 하며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김 연구원은 예측했다. 최근 수출입 실적치를 반영한 결과 수출은 연간 4% 감소(상반기 -8.2%, 하반기 0.4%)하고, 수입은 상하반기에 각각 -7.1%, -5.8%로 연간 6.4%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올해 무역수지 적자폭은 2022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에너지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수입금액 증가(전년비 18.9%)로 적자폭이 472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올해는 내수 부진과 에너지 수입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수입액이 감소하면서 무역수지 적자폭은 작년보다 크게 줄어든 270억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 연구원은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은 원/달러 환율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요인이지만, 적자폭이 크게 줄어든다는 점은 원화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올해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1249원으로 추정된다”며 “연준의 긴축 약화와 중국의 리오프닝, 일본은행(BOJ)의 정책 기조 변화까지 감안하면 시간이 갈수록 원/달러 환율 안정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