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자택 내년 공시가 280억…8년째 1위
‘431억’ 이건희 한남동 자택은 표준주택서 제외
표준주택, 토지·건물의 대표성·중용성 등 기준
국토부 “시세나 유명세 등을 기준으로 하지 않아”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내년 표준단독주택 중 가장 비싼 집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이다. 지난 2016년 표준주택으로 선정된 후 8년째 공시가격 1위다. 다만 ‘표준’이 아닌 전체 단독주택을 놓고 보면 내년에도 고(故)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한남동 주택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주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표준단독주택 1위’와 ‘전체 단독주택 1위’가 나뉘는 양상에 표준단독주택 선정 기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1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년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5라길에 위치한 이명희 회장 소유의 단독주택의 공시가 예정액은 280억3000만원이다. 연면적 약 2862㎡ 규모의 이 단독주택의 내년 공시가격은 올해 311억원보다 약 30억원(9.9%) 하락했지만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단독주택은 따로 있다. 매년 발표되는 개별단독주택 공시가격 1위는 이건희 전 회장의 한남동 자택이다. 대지면적 약 1245㎡ 규모의 이 단독주택은 지난 2020년 공시가격 400억대를 넘어섰다. 2018년 261억원이었던 공시가격은 2019년 398억원으로 52.4% 급등했고, 2020년엔 408억5000만원으로 2.6% 상승했다. 작년엔 431억5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6%올랐고 올해는 공개되지 않았다.
전국 단독주택 411만가구 중 25만 가구 대상인 표준단독주택은 한국부동산원이 현장 및 시세 등을 조사해 선정한 것이다. 정부가 대표성이 있다고 판단해 선정한 주택들로 개별 단독주택 공시가격 산정의 ‘표본’이다.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이 확정되면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기준으로 개별 단독주택 공시가격을 정한다.
표준단독주택을 선정하는 기준은 국토부 훈령 제1360호 ‘표준주택 선정 및 관리지침’ 10조에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토지와 건물을 함께 평가하는 표준단독주택은 ▷지가의 대표성 ▷토지특성의 중용성 ▷토지용도의 안정성 ▷토지구별의 확정성 ▷건물가격의 대표성 ▷건물특성의 중용성 ▷건물용도의 안정성 ▷외관구별의 확정성을 따져 선정한다. 토지 및 건물의 이용빈도가 높은지, 동일 용도로 장기간 사용될 수 있는지 여부 등에 따라 결정된다.
이밖에도 ‘국가 및 지자체에서 행정목적상 필요해 표준주택 선정을 요청한 특정지역이나 단독주택에 대해서는 지역특성을 고려해 타당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선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또한, 훈령 11조에는 공시지가 표준지, 무허가 건물, 토지·건물 소유자가 상이한 주택 등 표준단독주택 선정 제외 기준도 담겨있다.
이러한 기준들에 따라 선정되는 표준단독주택은 가격이 비싸다거나 소유주의 인지도가 높은 것과는 별개다. 국토부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모집단을 대표할 수 있는 주택들을 전문가와 상의하고 선정한다”며 “시세나 유명세 등은 기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기준이 따로 명시돼 있기 때문에 이건희 전 회장의 주택 또한 선정 기준에 못 미치거나 제외 기준에 해당하는 둘 중 하나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