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장 맞은 왕릉뷰 아파트 디에트르힐

84㎡ 전세가 1억원대까지…“사연있는 매물”

잔금 여력 부족한 집주인이 내놓은 싼 전셋값에 무주택자 문의 급증

비규제지역 되면서 매매시 LTV 80%도 가능

“인근 김포 콤팩트시티 조성은 집값에 장기 악재”

“신축 전세가 1억대라니”…잔금 급한 집주인에 검단신도시에선 전세 세일 중
김포 장릉 경관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한 때 철거 논란이 불거졌던 이른바 왕릉뷰 아파트 세 단지 모습. 이 중 두 단지는 입주를 마쳤고, ‘대방디에트르더힐’ 단지가 마지막으로 입주에 들어섰다. 일대 공인중개사무소에서 전세 매물 상담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문화재 훼손을 이유로 철거 논란이 일었던 검단신도시 ‘왕릉뷰’ 아파트가 입주가 막바지에 접어들며 낮은 가격의 전세 물건이 쏟아지고 있다. 이른바 깡통전세로 불리는 물건은 전용 84㎡ 물건이 전세가 1억8000만원에 나오고 있으며, 잔금을 위해 전세를 맞추려는 투자자들의 물건이 쏟아지며 2억원에 초중반의 매물이 즐비하다.

17일 인근중개업소에 따르면 현재 이 곳 단지 세 곳 중 두 곳은 이미 입주가 끝난 상태다. 지난달부터 내년 1월17일까지 입주기간이 잡힌 마지막 ‘대방디에트르더힐’ 아파트가 현재 전세입자를 구하는 일정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이 아파트 전세 매물 중에는 전용 84㎡ 신축이 1억8000만원에 나와 있어, 중개업소 현장은 물론 전화로도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일선 중개업소는 전했다.

다만 서구 원당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여기저기서 가격을 보고 부동산에 전화가 오고 있습니다. 미끼 매물 아닌 실제 매물입니다. 다만 집주인이 융자가 2억원이라 채권최고액(120%) 감안하면 2억4000만원이 잡혀있다고 봐야됩니다. 분양가는 4억원이라 이미 전세금과 융자 합하면 이미 분양가의 100%를 한참 초과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나중에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세입자가 후순위라 민사소송해서 직접 받아내야 하는 등 매우 위험도가 크다”며 “그래서 문의는 엄청나게 오는데 막상 선뜻 계약하는 사람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극단적인 케이스 외에도 이 단지에는 낮은 가격의 전세 물건이 쏟아지고 있다. 투자 수요로 분양을 받은 이들이 잔금을 위해 전세를 맞추기 위한 매물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 수분양자 중 대다수가 계약금 10% 정도만 자기자본으로, 나머지 중도금을 대출로, 잔금을 전세를 받아 치루려는 계획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전세 시세가 잔금 규모에 맞춰 최저가로 나오면서 84㎡ 기준으론 2억3000만원~2억4000만원에서 정해지고 있다.

이에 아슬아슬하게 안심전세대출이 가능한 정도가 되면 그 자리에서 곧바로 계약이 된다는 후문이다. 이날 현지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전셋집을 알아보던 50대 A씨는 “서울에서 2억5000만원으로는 빌라 전세밖에 못 구하는데 여기는 원하는 동, 층까지 골라서 계약할 수 있다. 이 정도 가격 메리트면 검단까지 올 만 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출금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일부 집주인들 중 일부는 아예 매매에 나서고 있다. 분양받은 금액에 4000만원 정도가 프리미엄으로 얹혔다. 84㎡ 기준 4억4000만원이 평균 호가다. 여기에 최근 인천시가 비규제지역이 되면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최대 80%까지도 가능해진 점도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 원당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전세 알아보시는 손님들한테 매매도 권하고 있다. 여기 분양받은 사람들이 정말 급하게 내놓은 가격이라 오르면 올랐지 더 떨어질 수가 없다”고 언급했다.

다만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김포 콤팩트시티는 복병이다. 국토부는 지난 11일 김포시 양촌읍·장기동·마산동·운양동 일원 731만㎡ 부지에 4만6000호 규모의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검단신도시와도 지척에 있는 위치라 집값이 향후 정체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천 서구 아파트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는 30대 B씨는 “그렇잖아도 인천에 공급이 쏟아지는데 김포 신도시까지 생기면 집값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