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안전진단 규제 강화 피해 단지…“규제 완화 기대”
일원동 수서1단지 등 서울 내 ‘30년 초과’ 단지들 “준비”
국토부,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안’ 다음달에 발표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개편안 발표가 다음 달로 예고되며 서울 내 노후단지들의 재건축 규제완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준공 38년을 맞은 서울 영등포구의 대표 노후 아파트 단지인 대림우성이 최근 재건축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는데, 준공 30년을 훌쩍 넘긴 단지들이 정밀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앞두고 재건축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19일 서울시와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대림우성아파트는 최근 진행된 재건축 안전진단 현지조사에서 재건축 안전진단을 실시할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지반과 균열, 하중 부담 등을 평가하는 구조안전성 분야에서는 D등급, 건축마감과 주거환경 분야에서는 각각 D, C 등급을 받았다.
대림우성은 435가구 규모의 소형 단지이지만, 지난 1985년 준공돼 올해로 38년차를 맞은 노후 단지다. 대림동 인근에서도 준공 40년을 앞둔 최고령 단지인 데다가 용적률이 159%에 불과해 그간 주민들 사이에서는 재건축을 바라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지난 정부에서 강화된 재건축 안전진단 탓에 수년째 ‘만년 재건축 기대단지’라는 꼬리표를 단 채 규제 완화를 기다려야만 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주민들이 모여 재건축 사업을 추진했지만, 당시 구조안전진단 관련 지구지정에서 제외된 데다가 구조안정성 비율을 높인 당시 재건축 규제 강화 탓에 사실상 사업을 포기했다.
한 주민은 “이른바 더블역세권 단지임에도 당시 안전진단 구조안정성 배점이 높아지며 주민들이 재건축 사업 과정에서 큰 피해를 입었다”라며 “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발표한다고 하면서 주민 사이에서 ‘이제는 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고, 지난 8월부터 안전진단을 준비해 첫 결실을 맺었다”라고 설명했다.
대림우성뿐만 아니라 그간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탓에 사업을 미뤄왔던 서울 내 다른 노후 단지들도 일제히 안전진단 신청을 준비 중이다. 임대동과 분양동이 섞여 그간 재건축 사업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던 서울 강남구 일원동 수서1단지는 최근 주민들이 중심이 돼 재건축 안전진단 신청을 준비 중이다.
수서1단지 역시 지난 1992년 준공돼 오는 26일부로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맞게 되는데, 주민들은 이에 맞춰 재건축 안전진단을 위한 주민 동의서를 접수 중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뿐만 아니라 임대동이 단지 내에 함께 위치해 공공재건축이나 토지분할 방식 등을 주민들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일단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에 맞춰 재건축 사업을 위한 준비를 최근 시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위한 연구용역을 마무리 중인 정부는 그간 ‘재건축의 최대 장애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정밀안전진단 적정성 검토(2차 정밀안전진단)를 아예 폐지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한 포럼 주제발표에서 “재건축 2차 정밀안전진단은 원칙적으로 없애야 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연구용역이 마무리되는 다음달에 구조안전성 배점을 낮추고 주거환경 배점을 높이는 등의 규제 완화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