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
주택매매 소비심리, 2011년 조사 이래 최저
아파트 거래량 5분의1 토막…역대급 침체
급매물만 거래…실거래가 2006년 이후 낙폭 최대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주택 매수 심리가 역대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다. 집을 사려는 수요가 줄면서 주택 거래량은 5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국토연구원은 16일 ‘2022년 10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를 통해 전국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가 83.5를 기록해 전월(90.1) 보다 6.6포인트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이 기관이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를 시작한 2011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이 지수는 국토연구원이 전국 152개 기초자치단체에 거주하는 6680가구와 중개업소 2338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산출한다. 중개업소는 물론 일반가구를 대거 조사 대상에 포함해 실제 매수심리 흐름이 어떤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표로 통한다.
매월 마지막주 설문 대상에게 주택 매도 및 매수 동향, 매매 가격 동향, 주택거래 동향 등 29개 문항을 작성하도록 해 만드는데, 0∼200 범위에서 100 미만이면 사려는 사람이 줄고, ‘가격하락’과 ‘거래감소’ 흐름을 보인다는 응답이 더 많다는 걸 의미한다.
수도권 상황도 전국 수준과 비슷하다. 서울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83.3으로 전월(91.1) 보다 7.8포인트나 하락하면서 역시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도(82.1)나 인천(82.5)도 역시 소비심리가 가장 위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적으로 세종시(67.1)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가 가장 낮았고, 부산(78), 대구(78.2) 등이 70대로 상황이 안좋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은 이 심리지수가 95 미만이면 주택시장이 ‘하강국면’, 95~115는 ‘보합국면’, 115 이상이면 ‘상승국면’으로 분류한다.
이런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는 주택 거래량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2022년 9월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9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만3720건으로 전월(1만4652건) 대비 6.4%, 전년 동월(3만6678건) 대비 62.6% 감소했다. 수도권은 3540건에 불과해 전월(3871건)과 비교해 8.6%, 전년 동월(1만3526건)과 비교하면 73.8% 쪼그라들었다.
특히 서울은 511가구밖에 거래되지 않아 전월(1만781건)에 비해 15.3%, 전년 동월(2468건)과 비교해 79.3% 감소했다. 거래량이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5분의 1토막으로 줄어든 셈이다.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급매물 위주로만 거래되다 보니 실거래가 하락률은 역대급으로 가파르다. 9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월 대비 1.95% 떨어져 8월(-1.89%)보다 낙폭이 커졌다.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하락률은 –7.14%로 동기간 기준 2006년 조사 이래 최대다.
수도권 역시 9월 2.88% 하락하며 1∼9월 누적 하락률이 10.46%나 됐다. 역시 동기간, 연간 대비 모두 조사 이래 최대 낙폭이다.
올 1~9월 누적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세종(-14.77%)이며, 인천(-12.72%), 대구(-10.2%), 서울(-3.63%), 대전(-8.36%) 등이 하락폭이 큰 곳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