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 중인 세제개편 법안들
여야, 부수법안 심의 주도권 경쟁에
4개월째 소위 구성 못하는 기재위
與 “국가 경영에 직결, 여당 몫 당연”
野 “다수당이 세제개편 철저히 심사”
내년 정부 예산안의 심의 기간이 보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세제개편안의 법적 근거를 마련할 세법 개정안들이 국회에 표류 중이다. 예산부수법안으로 국회에 제출된 세법 개정안들을 1차적으로 심의할 기재위원회 조세소위원회가 구성되지 못하면서다. 여야는 조세소위원장 자리를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1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정부 예산안의 예산부수법안으로 국회에 제출된 법안은 총 24개다. 이 가운데 정부 세제개편안에 따른 세법 개정안으로 기재위에 계류 중인 예산부수법안은 18개다.
국회법상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되면 해당 상임위는 법안을 11월30일까지 반드시 처리해야 하고, 심사를 끝내지 못하면 12월1일 예산안과 함께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은 12월 2일이다.
현재 여야는 예산부수법안으로 신청된 세법 개정안 가운데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부과 유예,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세 기준 등에서 팽팽한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법인세 인하의 경우 여당은 투자·고용 증가 등 효과가 사회 전반에 혜택이 돌아간다는 점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들이 외국인 투자 유치 등을 위해 경쟁적으로 법인세율을 인하하고 있는 ‘세계적 추세’라는 점을 강조한다. 반면 민주당은 과거 이명박(MB)정부에서 주장했던 이른바 ‘낙수효과’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고 ‘소수 대기업의 이윤추구 극대화를 위한 부자감세’라고 반박한다.
금투세 유예의 경우 정부·여당은 주식시장 활성화 및 일반투자자 혜택 차원에서 과세를 2년 유예하자는 입장이고, 야당은 이미 지난 2020년 여야 합의로 입법화돼 충분한 유예기간이 부여된 만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선다.
종부세 역시 입장차가 선명하다. 여당은 지난 정부에서 납세자 부담이 과도하게 늘어나고 ‘똘똘한 1채’ 선호 현상이 심화하는 등 부작용이 초래된 만큼 ‘주택 수’에 따른 차등 과세를 ‘가액 기준’ 과세로 전환하고 세 부담 상한을 현행 최고 300%에서 150%로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정부 개편안이 다주택자에 대한 조세감면으로 주택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줘 지방 저가주택을 중심으로 투기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여야가 각 법안에서 첨예하게 맞서다보니 기재위 내 담당 소위원회 구성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재위 내 소위는 조세소위·경제재정소위·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 등 세가지다. 이 가운데 세법 개정안을 심의하는 조세소위 위원장직을 두고 여야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현재 국회 상임위에서 소위가 구성되지 않은 곳은 기재위가 유일하다.
여당은 조세소위가 국가 경영과 직결되는 세법을 담당하는 만큼 반드시 여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재위 여당 간사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국가 경영 차원에서 조세소위원장은 여당이 계속 맡아왔다. 여소야대든 여대야소든 관계 없이 항상 그랬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정부 예산의 근간인 세제개편을 철저히 심사하기 위해서는 국회 다수당인 야당이 조세소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민주당 기재위원은 “조세소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당에서 일방적인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예산 심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관례대로 다수당이 위원장을 맡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승환·배두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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