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악화하는 주택 매수심리, 수급지수 내림세
서울 동북권 최저치 기록…나머지 권역도 줄하락
전세시장서도 ‘세입자 기다리는 집주인’ 더 많아…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주택 매수심리가 갈수록 얼어붙으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3년6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3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보다 2.5포인트 떨어진 72.9로 집계됐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으면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주 수치는 2019년 4월 넷째 주(72.4) 이후 3년 6개여 만에 최저치이며, 낙폭은 전주(0.6포인트)보다 4배 이상 커졌다.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5월 첫 주(91.1) 이후 2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서울 5대 권역의 매매수급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이 속한 동북권의 수급지수는 지난주(69.6)보다 더 내려간 67.3을 기록해 전체 권역 중 최저를 나타냈다. 이 수치는 부동산원이 수급지수 조사에 나선 2012년 7월 이후 가장 낮다.
서남권(영등포·양천·동작구 등)은 지난주 82.6에서 이번 주 78.4로 지수 80선이 무너졌고, 종로·중·용산구가 있는 도심권은 이번 주 69.3을 기록하며 70선 밑으로 떨어졌다. 은평·서대문·마포구 등이 있는 서북권도 67.9로 지난주(68.2)보다 더 하락하면서 2019년 7월 첫째 주(63.5) 이후 약 3년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인 동남권의 매매수급지수는 77.4로 2주 연속으로 80선에 못 미쳤다.
잇단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매수심리가 악화하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은 ‘거래 빙하기’를 맞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전월 대비 5.6% 줄어든 85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6년 1월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저치로, 올해 8월 907건에서 한 달 만에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경기(76.5)와 인천(74.5)의 지수도 지난주보다 하락하면서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5.2를 나타냈다. 이는 2013년 2월 마지막 주(75.0) 조사 이후 9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80.6으로 지난주(82.3)보다 하락하며 지수 80선 붕괴를 눈앞에 뒀다.
전세시장에서도 전셋집을 구하는 세입자보다, 세입자를 기다리는 집주인이 더 많았다. 서울(78.6→75.2)을 비롯한 수도권(79.2→76.4), 전국(84.3→82.5) 등 아파트 전세수급지수 하락세도 뚜렷했다.
한편,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0.34% 내려 23주 연속 하락했고 전국·수도권·지방 아파트 매매·전셋값과 서울 전셋값은 부동산원이 시세조사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