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주거용 부동산 투자에서 중요한 건 공급면적 대비 전용면적의 비율인 전용률이다. 그러나 상가 투자에서는 전용률이 중요하지 않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보통 일반아파트의 전용률은 70~80% 선이나 주상복합아파트 전용률은 60~70% 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피스텔이나 상가 전용률은 대략 50% 선이다.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주거용 부동산일 경우 전용률은 거주자의 실제 생활편의와 직결된다. 그러나 상가일 경우 전용률보다는 기존 상권, 배후수요, 유동인구 등이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뜻이다.
3일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에 따르면, 상가라 해도 종류별로 전용률이 조금씩 다르다. 주상복합상가(전용률 54.2%)나 쇼핑몰 상가인 멀티테마상가(60.3%)는 비교적 전용률이 낮고, 근린상가(57.9%)나 단지내상가(70%)는 전용률이 높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전용률이 높은 상가가 수익률이 높은 건 아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복합쇼핑몰인 동대문 M쇼핑몰 1층의 한 상가 임대면적은 6.6㎡, 전용면적은 2.6㎡에 불과해 전용률은 약 40% 선에 그치지만 하루 매출액 150만원에 현재 권리금이 1억5000만원이나 붙어 있는 ‘우량’ 상가로 분류된다.
반면 은평뉴타운의 E상가는 1층의 전용률이 91%, 2, 3층은 83%로 일반 상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지만 유동 인구가 적어 매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지가 좋고 미래전망이 밝은 지역에서 전용률마저 높으면 금상첨화다.
지난달 26일 국세청이 발표한 2014년 상가 기준시가 1위를 차지한 판교신도시의 호반메트로큐브는 기준시가가 1㎡당 평균 1964만8000원으로 전국 최고가를 기록했다. 3.3㎡당 기준시가는 6500여만원에 달하고 3.3㎡당 실제 매매가는 1억3000만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 최고 상권인 강남이나 명동 상가 시세를 앞지른 것이다. 종전 상가 기준시가 1위인 서울 신당동 청평화시장(1537만4000원)은 2위로 밀려났다.
국세청 측은 호반메트로큐브의 시가가 높게 형성된 원인으로 판교신도시라는 입지와 높은 전용면적률(96.8%)을 꼽았다. 선호도가 가장 높은 1층으로만 구성됐다는 점도 숨은 인기비결이다. 전용률 45~55%에 불과한 경쟁상가보다 전용률이 훨씬 높다보니 ㎡당 시가는 높지만 실제로는 저렴한 효과를 낸다.
예를 들어, 공급면적 66㎡의 전용률 50%인 A상가와 75%인 B상가 분양가가 3.3㎡당 2000만원으로 같더라도 A는 실사용 면적이 33㎡에 불과해 실사용 면적 분양가는 3.3㎡당 4000만원이 되는 반면, 전용률이 25%p 높은 B는 실사용 면적이 49.5㎡에 달해 분양가가 2667만원이 되는 것이다. 높은 전용률 덕분에 관리비도 타 상가의 절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상가 투자에서 전용률을 강조하는 건 함정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상가는 거주용이 아니라 전용률보다는 수익률이 가장 중요하다”며 “상가에 투자할 때는 전용률과 함께 입지와 유동인구 등을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