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에 美 항모 조롱거리·종이호랑이 전락”
北, 南 국군의 날 이례적 탄도미사일 도발 감행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국군의 날인 1일 또다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최근 일주일새 4번째이자 7발째다.
미국의 전략자산인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10만3000t급)의 한반도 및 동해상 전개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미사일 도발 앞에 속수무책이라는 분석마저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6시 45분께부터 7시 3분께까지 북한이 평안남도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은 비행거리 약 350㎞, 고도 약 30㎞, 속도 약 마하6으로 탐지됐으며 세부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분석중이다.
미사일은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북한이 미사일 표적으로 삼고 있는 함경도 길주군 무수단리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을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최근 일주일새 벌써 4번째로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8번째다.
북한은 지난 25일 평북 태천 일대에서 KN-23 계열로 추정되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SRBM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것을 시작으로 28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역시 KN-23 계열로 추정되는 SRBM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하고 다시 29일에는 평남 순천 일대에서 초대형방사포 KN-25로 추정되는 SRBM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북한이 국군의 날 당일 탄도미사일을 쏜 것 역시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의 최근 연이은 미사일 도발은 미 핵항모 레이건함의 한반도 해역 진입과 이를 계기로 한 한미 해상 연합훈련에 이어 일본 해상자위대까지 합류한 한미일 3국 대잠수함전 훈련, 그리고 비무장지대(DMZ)를 찾은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의 ‘잔혹한 독재’라는 강경한 대북 메시지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일주일새 네 차례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며 “큰 틀에서는 핵무력 강화가 빈말이 아님을 대외에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사거리가 500㎞ 내외라는 점에서 남측을 겨냥한 전술핵 탑재 시험에 방점을 둔 것”이라면서 “향후 핵실험의 길닦기용으로서 미사일 발사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북한이 레이건함의 한반도 및 동해상 전개와 한미·한미일 훈련을 실시하는 중임에도 불구하고 잇달아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미 핵항모조차 ‘핵보유국’인 자신의 도발을 더 이상 막을 수 없다는 과시이자 경고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한설 전 육군군사연구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을 빌미로 강력한 군사적 시위를 하려 했던 것”이라며 “만일 북한이 과거처럼 그냥 가만히 있었다면 미국의 의도가 어느 정도 충족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북한은 과거와 달리 미국의 주요세력이 한반도에 배치 전개되는 상황에서 네 번에 걸쳐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고 진단했다.
한 전 소장은 “북한은 미국의 항모배치와 전개에 아무런 겁을 먹지 않았다”며 “북한의 이런 행동으로 세계 최강의 미군은 일거에 종이호랑이가 되고 말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날에는 “미 항모가 한국 해역에 진입한 상태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미는 아무런 군사적 대응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항모조차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는 조롱거리로 전락해 버린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의 최근 잇단 미사일 도발을 통해 북한이 이미 상당한 핵·미사일 능력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응이 제한적이라는 ‘불편한 현실’이 드러났다고 볼 수도 있는 셈이다.
한 전 소장은 “북한을 오로지 미국의 도움을 받아 강압적으로 억누르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 기본방향은 아무런 효용성이 없다”며 “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해야 비로소 유효한 정책의 길이 보이는 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