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스텝 여파…주담대 금리 다시 7% 눈앞
금융위기 이후 첫 8% 대출금리 시대 도래할까
[헤럴드경제] 미국이 오는 11월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유력하면서 한국은행도 빅스텝(0.50%포인트 인상) 대응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8% 대출금리'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산투자와 경영난 등으로 최근 수년간 대출을 많이 끌어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족과 자영업자 등의 이자 부담도 빠르게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23일 기준 연 4.380∼6.829% 수준을 보이며 상단이 7%에 근접했다. 7월 16일(4.210∼6.123%)과 비교하면 상단이 0.706%포인트(p), 하단이 0.170%포인트 뛰었다.
최근 은행채를 포함한 채권시장 금리는 미국과 한국의 예상보다 빠른 긴축 가능성 등의 영향으로 빠르게 오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일부 은행에서 지난 6월 중순 잠시 7%를 넘어섰다가 채권 금리 진정과 은행들의 예대금리차 축소 노력 등으로 6%대 초반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1∼2주 사이 급등해 다시 7%에 다가섰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현재 연 4.200∼6.608%다. 역시 두 달 전(4.100∼6.218%)과 비교해 상단이 0.390%포인트 높아졌다.
신용대출의 경우 4.903∼6.470%의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된다. 7월 16일(4.308∼6.230%)과 비교해 하단이 0.595%포인트, 상단이 0.240%포인트 올랐다.
대출 금리는 연말까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은 금통위가 미국의 잇따른 자이언트 스텝에 대응해 10월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에서 빅 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시장금리와 그에 연동한 대출금리도 함께 들썩일 수밖에 없고, 기준금리 상승 폭(0.75∼1.00%포인트)만큼만 높아져도 연말께 대출금리는 8%에 바짝 다가설 전망이다.
만약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8%대에 이르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거의 14년 만의 일이다.
금리가 너무 빨리 오르면, 대출자들의 상환 부담이 급증해 전체 금융 시스템의 부실은 물론 소비 위축에 따른 경기 위축 가능성까지 커진다. 한은의 '가계신용(빚)'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모두 1757조9000억원에 이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7∼8%대 대출금리는 은행 직원 입장에서도 생소한 일인데, 특히 저금리 환경에 익숙한 젊은 대출자들로서는 처음 겪는 금융 환경"이라며 "은행 상담 등을 통해 원리금 상환 계획을 합리적으로 짜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