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동박 제조기업인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전에 사실상 롯데케미칼이 단독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가로 약 3조원이 거론되는 빅딜로, 양측의 가격협상이 딜 성사의 관건으로 주목된다. ▶관련기사 6면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일진머티리얼즈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지난 19일 본입찰을 실시한 이후 현재 롯데케미칼과 가격협상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해외 전략적투자자(SI) 등은 본입찰 과정에서 한발 물러나며 사실상 롯데케미칼 단독 협상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주요 인수 후보로 거론된 베인캐피탈은 일진머티리얼즈의 높은 밸류에이션, 금리인상 등으로 인한 자금 조달 문제 등으로 인수전에서 물러났다”며 “해외 SI의 경우 일진머티리얼즈의 성장성에 대한 관심은 컸지만 높은 매각가에 추가 설비투자에 대한 부담 등으로 선을 긋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결국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전은 롯데케미칼이 얼마나 베팅할지에 따라 딜 성사 여부가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FI 등과의 컨소시엄 구성없이 단독으로 본입찰에 참여하고 있어 딜 구조를 어떻게 짜는지가 인수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케미칼사업의 확대를 위해 꾸준히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글로벌 1위 폴리이미드(PI)업체인 PI첨단소재 인수전에도 뛰어들었으나 PEF 운용사인 베어링PEA에 밀려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즉 롯데가 일진머티리얼즈에 대한 인수 의지가 강할 경우 통 큰 베팅도 가능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렇게 롯데케미칼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대형 블라인드펀드로 무장한 PEF 운용사 등 FI와의 협력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 대상은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사장이 보유한 지분 53.3%다. 매각 초반만 해도 일진머티리얼즈의 시가총액은 4조원이 훌쩍 넘었으며, 허 사장의 지분가치(2조원 중반)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약 3조원에 몸값이 가능했다.
다만 최근 주가 약세로 일진머티리얼즈의 시총이 3조2000억원대까지 감소함에 따라 매각 측의 희망가격을 맞춰주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그러나 일진그룹은 일진머티리얼즈에 대한 대규모 투자 확대로 그룹 전반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돼 알짜 계열사 매각에 나선 만큼 희망가격을 낮추는 것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롯데의 통 큰 베팅 외에도 매각 측이 얼마나 눈높이를 낮출 수 있는지도 매각 완주의 관전 포인트로 꼽히는 이유다. 김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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