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되는 감정...혐한·혐중 정치 수단으로
대중문화 교류·항공편 확대 등 中에 제안
“상호존중·공동이익 모색하는 윈윈관계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 보복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양국 간 인적 교류는 말 그대로 ‘얼음’이다. 수교 후 한 세대(30년)가 지난 한중 관계의 향후 30년을 어둡게 하는 것은 양국 국민 간 정서다. 정부의 대중 정책에 국민적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정부가 양국 간 인적·문화적 교류 확대를 중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리서치가 7월 15~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국 주변 5개국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중국(23.9점)은 북한(29.4점)보다 낮았다. 해마다 국제사회 신뢰도를 평가하는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2월~6월 전세계 19개국 국민 2만4525명을 대상으로 중국에 대한 이미지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80%가 중국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중국의 역사와 문화 동북공정이 지속돼온 가운데 사드 배치를 계기로 경제·대중문화 등에 대한 한류 제한령으로 양국 국민의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정치권에서는 혐중·혐한 정서를 정치적인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이는 고스란히 정치적 부담으로 부메랑이 돼 돌아왔고 국민들에게는 서로를 향한 혐오 감정으로 생채기를 남겼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일주일에 1100회 이상 다니던 양국 간 항공편은 97%가 감소한 40편 미만으로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물리적 거리마저 멀어지게 했다. 얼어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2021~2022년 지정된 한중 문화교류의 해 기념행사도 이목이 집중되는 대중예술 분야 교류는 미약한 수준이다.
한중 관계의 미래를 그리기 위해서는 양국 정부가 청소년, 차세대 리더, 청년 장교들의 장기적·정례적인 교류를 적극 장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치와 체제가 다르고 문화 논란이 나타나는 국가들 사이에서는 조그마한 현안도 갈등과 오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4일 산둥성 칭다오에서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양국 젊은 세대의 간극을 좁힐 효과적인 방법으로 영화, 드라마, 게임, 음악 교류의 대폭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사실상 ‘한한령’ 해제를 요구했다. 정부는 7월23일부로 인천-베이징 직항편이 일부 재개된 만큼 인천-상하이 항공편의 조기 재개를 촉구했다.우리 정부는 주청대한제국공사관 옛터 기념화 사업과, 올 가을에는 중국군 유해 추가 송환을 계획하면서 양국 우호 증진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고위급 전략 소통 및 현안 관리 ▷공급망 안정 등 실질협력분야 ▷문화·인적 교류 활성화 노력 ▷지역 및 글로벌 평화 번영 기여를 골자로 한 ‘한중 미래 발전을 위한 공동행동계획안’을 중국 정부에 제안했다. 외교부는 “현재 우리측 초안을 중국측이 적극 검토 중인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지난해 양국 각 22명씩 총 44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발족한 ‘한중 관계 미래 발전 위원회’는 분야별 정책 제언을 담은 공동 보고서를 이날 양국 정부에 제출한다. 이 보고서에는 ▷한중 관계 30년 성과 ▷도전과제 ▷한중 과제 미래 발전 추진 방향 ▷기타 정책 제언 등 내용이 담겨있다.
외교부는 “지난 1992년 수교 이래 정치, 경제, 외교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발전을 비약적으로 거듭해왔다”며 “향후 보다 성숙한 관계 발전을 일으켜 나가는 데 있어서 상호 존중에 기초해 공동의 이익을 함께 모색해 가는 윈윈(Win-win) 관계를 모색해 나갈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양국은 모든 면에서 입장을 같이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긴밀한 전략적 소통을 하고,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정신에 따라서 한중 관계를 우호 협력 관계로 유지해 나가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확인했다”며 “하나하나의 개별적인 특정 사안에 따라 양국 관계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계속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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