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이게 다 ‘중국 게임’ 보러 온 한국 팬들, 실화야?”
지난 7월 28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세빛섬’에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긴 줄이 늘어섰다. 중국 게임 ‘원신’ 관련 행사를 즐기기 위해 몰려든 한국 게이머들이었다. 중국 게임답지 않은 대규모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한국 게임사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 지나친 과금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4일 행사를 진행한 호요버스 측은 ‘원신 2022 여름축제’에 3만여명이 방문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서울 한강공원 인근에서 개최됐다. ‘원신’ 콘텐츠를 활용한 2차 창작물 부스와 코스프레 퍼레이드, 기념품숍 등으로 꾸며졌다. 운집한 한국팬의 모습에 국내 대형 게임사 직원 중 1명이 직장인 SNS 블라인드에 ‘부럽다’는 글을 올릴 정도였다.
‘원신’은 2020년 9월 중국 게임사 ‘미호요’가 출시한 MMORPG(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이다. 모바일, PC, 플레이스테이션4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이용 가능한 게임으로 주목받았다.
업계는 중국 게임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하고 있다. 출시 2년이 지났음에도 매월 30만~40만명의 이용자가 꾸준히 방문 중이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원신 모바일의 7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37만명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오딘’(19만명),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17만명), ‘리니지W’(8만명),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모바일’(34만명) 등 국내 유명 게임을 크게 앞질렀다.
그동안 중국 게임은 한국 시장에서 금방 사라졌다. 유명 게임을 베낀 ‘짝퉁 게임’이거나 조악한 퀄리티의 ‘양산형 게임’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원신은 2년 넘게 롱런 중이다. 게임 퀄리티는 물론 한국 게이머를 향한 원신의 ‘구애’가 한몫했다. 원신은 글로벌 출시 이전 한국 유저들을 위한 별도의 론칭 쇼케이스를 열었다. 지난해 말에는 서울 상수동 홍익대 인근에 카페를 운영했다. 지난 4월에는 ‘부산 엑스더스카이’ 전망대에서 컬래버레이션 행사를 진행하는 등 온·오프라인에서 한국 게이머들과 소통을 이어갔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 5월 원신 모바일 글로벌 누적 매출은 3조7000억원(30억달러)을 넘어섰다. 출시 1년8개월 만의 성과다. 올해 상반기 매출만 1조3000억원(9억8620만달러)으로, 텐센트 ‘왕자영요’(1조8200억원)와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1조4300억원)에 이어 글로벌 매출 3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