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CBS 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CBS 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1920년생으로 이른바 '103세 철학자'로 칭해지는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15일 "경제의 노예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도산 안창호의 마지막 설교를 직접 들은 김 교수는 작가 황순원과 선후배, 시인 윤동주와 친구 사이였던 한국 역사의 '산증인'이다.

김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말한 후 "(돈의 노예가 되면)바보"라며 "경제의 노예가 된 사람은 인생의 3분의 1을 살고, 정신적 가치를 느끼는 사람은 3분의 2를 살고, 사회적 보람까지 느끼면 100을 산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삶에서 제일 중요한 게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인생은 3단계"라며 지론을 언급했다.

김 교수는 "30살까지는 내가 나를 키워가는 단계, 65살쯤까지는 직장과 더불어 일하는 단계, 90살까지는 사회를 위해 일하는 단계"라고 했다.

이어 "우리 시대에는 2단계로 끝났지만, 지금 세대의 여러분은 3단계의 삶을 살아야 한다. 정년퇴직 이후 90살"이라며 "사과나무를 키우게 되면 열매를 맺어 사회에 주지 않으면 나무 구실을 못한다. 나도 그 시대에 '난 늙었다'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었다면 없어질 뻔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살아보니 신체가 고달프고 힘들어 '살기 어렵다'고 하는 것은 95살부터 시작한다"며 "쉽게 표현하면 정신적인 내가 신체적으로 늙은 나를 업고 다니는 것 같다. 늙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계속 공부하는 사람, 독서하는 사람은 성장한다. 문학, 음악 등 예술적 정서를 풍부하게 가진 사람은 늙지 않는다"며 "그 다음 남이야 어떻게 되든 나만 행복하면 된다는, (사회적)관심을 잃어버리면 정신력이 약해진다"고 했다.

김 교수는 14살 때 아버지에게 들은 말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아버지가)항상 나와 내 가정 걱정만 하고 살면 내가 가정만큼밖에 자라지 못한다. 그런데 같은 사람이 언제나 민족과 국가를 걱정하며 살면 너도 모르는 동안 민족, 국가만큼 성장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남을 끌어내리고 내가 올라가야겠다고 하는 사람은 자기도 불행해지고 사회도 불행해진다"며 "거짓말을 해서라도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사람은 필요가 없다"고 했다.

또 "운동선수를 보라. 저 사람이 나보다 더 운동을 잘하면 내가 따라가야할 것 아니냐"라며 "그런데 그 당연한 걸 욕심 때문에 버린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불행하게 더 끝난다"고 강조했다.


yul@heraldcorp.com